‘약속은 지킬 때 의미 있고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할 때 아름다운 것’ (김종한 신부 ‘아름다운 약속’ 에서)이라 했다.
3월 10일 교구 하안본당(주임 김상순 신부)에 익명의 편지와 함께 100만원이 배달됐다. 이 편지에는 12년 전 하안성당이 신축 기금을 마련하던 시절, 당시에는 낼 수 없었던 봉헌금을 뒤늦게나마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오랜 사목생활 중에 이런 감동적인 편지는 처음 받아본다”는 본당주임 김상순 신부는 “본당에 신청하는 각종 기금은 신립하고 지나면 그만인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지 않고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대단하다”며 “사제로서 이 신자에게 짐을 지워 준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또 “어려운 경제상황을 잘 이겨내 밝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100만원이면 힘들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큰 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12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그 정성어린 마음이 아닐까.
다음은 신자가 100만원과 함께 보낸 편지글 전문.
‘하느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안성당 신축기금 책정 당시 경제적으로 무척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신축기금 책정은 하였으나 봉헌은 못 했습니다. 가난하게 산 제가 오백만 원은 아닐 테고 오십만 원인지... 그것 마저도 기억이 없습니다. 얼마를 봉헌했는지도 기억이 없습니다. 몇 년 전부터 경제가 좋아졌습니다. 혹시 누구한테 빚진 것이 없는지 뒤돌아보니 하느님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백만 원을 봉헌합니다. (제 나름대로 계산하여) 하느님, 계산이 잘못 되었으면 제 꿈속에 나타나시어 말씀해 주세요. 추신 - 신부님 죄송합니다. 익명으로 드려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