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카리타스 봉사단(단장 조창규)은 3월 13일 가톨릭신문과 함께 강원 남부지역 가뭄현장 답사를 실시했다.
카리타스 봉사단은 원주교구 태백지역 장성본당과 장성본당 관할 철암공소, 태백 백산수원지, 황지연못 등을 돌아보고 제한급수와 단수로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신자들을 위로했다.
조창규(이레네오·54·서울 명동본당) 단장은 철암공소 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곳에 오기 전까진 물의 소중함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나 자신 또한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카리타스 봉사단은 태백, 사북 등 가뭄으로 고생하는 강원 남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생수 기증과 함께 후원기금을 조성해 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 후원문의 02-2263-0853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카리타스 봉사단, 033-581-60939 장성본당, 033-592-2817 사북본당
■ 철암공소
원주교구 장성본당 관할 철암공소 역시 이어진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보니 물이 나온다고 해도 큰 세수대야 2~3개 분량이 한계다.
그나마 공소는 급수가 가능하지만 주변지역 신자들 가정에는 물 한방울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소 앞 마을 어귀에 설치된 물탱크에서 물을 받아서 생활하거나 개울에 고랑을 파고 모터를 연결해 끌어올린 물을 화장실 등에 사용한다.
공소 신자 황소제(알비나·58)씨는 “개울물로 쌀이나 나물은 씻을 수 있지만 국을 끓이거나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홍동섭(예비신자·64), 김옥연(65)씨 부부의 집도 현재 단수 상태로 마을 공용 물탱크에서 물을 받아서 쓰고 있다.
홍씨 부부는 집에서 4km 정도 떨어진 곳에 개 40마리를 키우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료 값이 너무 비싸 개죽을 끓여서 먹이지만 이번 가뭄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홍씨는 “처음엔 물 나오는 소리라도 나더니 이젠 그것도 안 나온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수도 아끼느라 못 마신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 부부에게 물의 소중함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날씨가 풀리면서 공소신자들은 말라버린 하천에 쌓인 쓰레기로 고인물이 썩지는 않을까 노심초사다.
생수를 소모하고 난 패트병 처리도 골칫거리다. 현재 공소 주변에는 쓰레기장이 없기 때문이다.
“가뭄이 봄까지 지속돼 물이 계속 고여 있게 되면 여름에 얼마나 약을 많이 쳐야겠어요.”
그러나 이들은 불편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물 때문에 고통 받아도 낙담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함께 계시고 다 알아서 해주실 거라 믿거든요.”
■ 백산수원지
지난 3월 13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태백지역 급수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태백시 황연동115-4에 위치한 백산수원지를 방문했다.
백산수원지는 태백시 내 5개 수원지 중 황연동, 철암동, 구문소동을 관할 급수를 맡고 있는 상수도 시설이다.
백산수원지가 정상 가동되려면 2700t의 물이 송출돼야 하고 갈수기에도 1500t을 수용했지만 가뭄이 심각성을 더하면서 현재는 60t급 트럭을 기준으로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4대(240t), 금광골에서 2대(120t)를 실어오고 관정에서 퍼올린 50t의 물을 합친 총 410t만을 착수정에서 겨우 소화하고 있다.
원래 백산수원지는 가뭄 전에는 자체 수돗물 생산이 가능했으나 가뭄으로 인해 갑자기 물의 양이 줄면서 현재는 관정 개발과 함께 개인 관정의 물을 끌어다 쓰고 있고 각지의 임시 수원지의 물을 차로 실어와 착수정에서 염소를 뿌리고 약 6~7시간 정도 체류시키며 정화한 후 1~2시간동안 각 가정으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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