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창간 82주년을 맞아 교회미술과 관련한 특별기획을 새롭게 선보인다.
세계 역사 속 거장들이 남긴 수많은 성화와 성물 등은 가톨릭교회의 위대한 문화유산과도 일치한다. 이 유산은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인간의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며 신앙적 지식과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 우리가 명화, 특히 성화를 감상하며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대표적인 이유다.
새로 선보이는 ‘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은 세계 유명작품을 통해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가톨릭 성인들을 만나는 여정이다. ‘… 불멸의 성인들’을 집필할 서양미술사학자 고종희 교수(한양여대 조형일러스트레이션학과)는 미술작품을 만나는 것은 역사 안에서 켜켜이 쌓인 문화, 신앙적 유산을 체득할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당대 최고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통해 우리의 모범으로 남은 성인들과, 그 성인들을 작품 안에서 살아 숨 쉬게 한 미술거장들의 따뜻한 영혼을 만나보길 기대합니다.”
고 교수가 성인에 대해 특별히 관심가진 것은 수년 전부터다. 서양미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회미술을 접하다보니 주요 등장인물인 성인들도 자연스럽게 만나왔다. 우리 삶의 길라잡이가 되는 성인들의 삶과 신앙에 대해 더욱 잘 알고 싶은 마음도 컸다.
특히 신자들은 누구나 ‘세례명’을 갖고 있지만, 각자의 수호성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집필에 나서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테면 스테파노 성인에 대해서는 성경을 통해 돌에 맞아 순교한 인물이라는 정도는 알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말할 수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거장들의 묵상과 고뇌를 통해 탄생한 작품 속에서는 성인의 일화가 보다 세밀하게 묘사돼 있었다.
게다가 ‘명화로 읽는 성서’ 출간 이후 독자들로부터 ‘성경은 있는데 성인은 없다’라며 또 다른 집필 요청이 쇄도했고, 한 사제로부터 선물받은 성인사전을 받아들고는 더욱 큰 책임감을 느꼈다.
덕분에 지난 몇 년간 성인 관련 자료를 모으는데 더욱 부지런할 수 있었다. 그의 작업실에는 가톨릭대사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성인 관련 서적들이 즐비하다. 13세기 수도원에서 집대성한 성인들의 일화집도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 고 교수는 미술사학자로서 켜켜이 쌓아온 지식을 더욱 많은 이들과 같이 나누며 성인의 모범을 따라가고 싶다는 뜻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그렇다면 “어떤 작품을 소개할까?”
평소 고 교수에게 주어진 가장 큰 화두라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대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만 편중된 면이 있었습니다. 이번 기획이 수많은 작품 중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술사와 교회사적으로는 더욱 가치있고 수준 높은 명작을 소개하는 작업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고 교수는 “작품은 그 작가의 철학 뿐 아니라 생활을 바탕으로 창조된다”며 “객관적인 분석 뿐 아니라 당대의 삶과 의식을 보다 폭넓게 이해함으로써,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는 미술사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작품을 감상하는 의미와 흥미가 더욱 풍요로워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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