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학장 손삼석 신부) 대성전 외부 문이 평범한 나무에서 이색적인 유리모자이크 문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유리모자이크와 유리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유리모자이크 벽화나 조형물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지만 이번 작품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모자이크에 사용한 유리조각이 불투명이 아닌 투명 유리기 때문이다. 투명유리조각의 사용은 이번 작품을 제작한 (주)한국스테인드글라스로서도 새롭고 실험적인 도전이었다.
처음 시도되는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30년 간 유리화를 전문적으로 제작해 온 회사는 한 작품을 위해 그 동안의 제작노하우는 물론 각종 세미나와 연구소 자료를 십분 활용했다. 그럼에도 투명 유리모자이크 작업은 쉽지 않았다. 한 판을 거의 다 짜놓고도 예상과는 달라 엎어버리는 일도 잦았다. 게다가 풍성하고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유리타일이 아니라 직접 공방에서 잘라 사용했을 정도로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된 작품은 그만큼의 아름다운 빛깔을 뽐냈다.
독특한 제작 기법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의 내용이다. 창세기 내용 중에서도 하느님께서 천지와 인간을 창조하신 구절(1,1-2,4a)을 작품에 담았다.
작품을 디자인한 작가 손승희(소벽 말달레나)씨는 “미래의 사목자인 신학생들이 기도하는 공간이라 부담이 컸다”고 고백했다. 고민이 컸던 만큼 작품구상에도 심혈을 기울인 그는 좋은 사제가 배출되기 바라는 신자로서의 염원을 비롯해 신학생 부모, 지도신부들의 바람을 함께 담아 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성경구절을 한국어가 아닌 히브리어로 새긴 것이 특징이다. 내용 중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은 글씨를 키워 강조하기도 했다. 히브리어의 조형성을 눈여겨 본 작가의 의도였다.
손씨는 성경 내용과 더불어 ‘씨앗’을 표현했다. 생명의 탄생과 부활을 의미하는 씨앗은 창세기 구절과 어우러져 그곳을 통해 지나다니는 신학생들과 신자들에게 영성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이번 작품과 같은 투명 유리모자이크에 또 도전하고 싶다”며 “더욱 성숙된 작업을 하기 위해 성경공부도 다시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산 신학대는 중앙문을 비롯해 옆문 4개와 제의실 문도 교체했으며 지난 2월 27일 축성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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