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사 / 김종수 주교
“모든 것 담는 빈 그릇처럼 살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해 결국 (답사) 원고를 쓰지 못했습니다.
교황대사님께 교황청으로부터 주교로 임명됐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을 때 저는 너무 정신이 없고 경황이 없었습니다. 그때 너무도 친절하게 저를 진정시켜 주시고, 오늘도 다정하게 안아주신 대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년 전, 이 자리에서 경갑룡 주교님께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년 후 이 자리에서 또 다시 경 주교님께 주교 서품을 받게 됐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주교로 임명 된 후 유흥식 주교님께서는 제가 놀랄 정도로 세세하게 모든 것을 챙겨주셨습니다. 유 주교님과 일치하는 만큼 신자들에게도 더 잘 봉사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분명합니다. 유 주교님과 일치를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 주교님 정말 감사합니다.
김지석 주교님께서 주교단이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랜 경험을 짧은 말씀으로 격려해주신 주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전교구 신부님들도 정말 많은 힘이 돼 주셨습니다. 자리만 다를 뿐 하느님의 사제로 교구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격려해주시고 많은 애정을 쏟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교구장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듯 신부님들 말씀에도 귀 기울이며 살아가겠습니다. 신자가 없으면 사제도 없습니다. 신자들과 수도자 여러분,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금 아무 결심이 없습니다. 아직 주교가 어떻게 사는 것인지 모르는데 어떤 결심을 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저 다가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다가오는 모든 것을 담아내는 빈 그릇의 삶을 살겠습니다.
◆ 인사 /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신앙 살도록 노력할 것”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늘 마음을 열고 새 주교님과 대화하며 하느님 뜻만 찾아 사목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 사제와 수도자, 신자를 비롯한 세상 모든 이를 섬기도록 노력하겠으며 특히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목하겠습니다. 장하신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 하느님께서 보기 좋은 공동체를 이뤄나가도록 노력합시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시기 사흘 전 김종수 주교님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추기경님께서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종수 주교님과 큰 일치를 이뤄 하느님 마음에 드는 대전교구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리자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시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 인자하신 모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추기경님께 약속한대로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대전교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축사 / 정진석 추기경·교황대사·김지석 주교
“공동체의 지지·기도 부탁”
○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대전교구가 설정 61년 만에 보좌주교를 모실 수 있도록 성장시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교구장님을 비롯해 선배 신부님들이 모두 열과 성을 다해 교구를 튼튼하게 발전시켜 보좌주교를 모실 수 있었습니다.
김 주교님께서 사목 표어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마음에 담겠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성구처럼 본인은 죽고 그리스도가 시키는 대로 살겠다고 다짐하신 겁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앞서 축사를 하신 교구 신부님께서 “이제 저희가 돕겠다”고 하신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신자분들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서운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운한 마음은 새 주교님을 위한 희생으로 바치고 성가정을 본받아 거룩한 가정생활을 이루고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생명의 문화를 존중하는 신자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황님께서는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의 주교 서품을 계기로 대전교구에 인사와 축복을 전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대전교구의 필요에 부응하여 새 보좌주교님의 인간적이고 사목적인 자질 뿐만 아니라, 성서 신학 학자이며 교수로, 본당 신부로, 그리고 사제 양성을 위해 대전가톨릭대학교의 총장으로 헌신하여 오신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시고 김 주교님을 임명하셨습니다.
우리는 새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면서 또한 힘써 도와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다른 모든 주교님들처럼, 새 주교님도 사제들의 협력과 가톨릭 공동체의 지지와 기도를 필요로 하십니다.
새 주교님과 함께, 우리는 바오로 사도와 하나 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2테살 1, 11-12).
○ 주교회의 부의장 김지석 주교
대전교구가 새 주교를 맞이한 것은 한국교회의 기쁨이고 대전교구 성직자·수도자·평신도들에게 큰 영광이자 기쁨이라 생각합니다. 대교구 외에 세 분의 주교님을 모신 것은 오로지 대전교구 뿐입니다. 아마도 대전교구가 대교구에 버금가는 교구로 크게 발전하리라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주교직은 분명 영예로운 직무이지만 또한 무거운 짐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짐을 가벼운 마음으로 지고 갈 수 있는 은총도 주실 것입니다.
주교님의 사목 표어와 같이 주교님의 가시는 앞날을 주님께서 항상 동행하실 것입니다. 고부간 화목하게 살면 서로가 닮듯 항상 미소 지으며 봉사하시는 유 주교님을 닮아 주교님께서도 항상 온화한 미소로써 모두에게 기쁨을 주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목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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