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으로 입을 가린 오영숙(48·막달레나·서울 대림동본당)씨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한동안 말을 잊는다. 10일 만에 집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비비디 바비디부’. 마치 신데렐라에게 마법을 부린 그 요정이 다녀왔다 간 듯하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예쁜 집이다.
“5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이런 집에서는 처음 살아봐요.”
오씨가 집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그리고 “꿈을 꾸는 심정”이라고 했다. 계속 이어지는 탄성….
“남의 집 같아요.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배수조차 잘 안되던, 탈 많던 화장실이 일류 호텔 화장실 버금가는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수도꼭지는 손쉽게 물을 틀 수 있는 최신형이다. 겨울이면 추워서 발을 동동거리며 걸어야 했던 거실도 이제는 바닥 보일러 시공으로 안방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안방 문, 아이들방 문, 화장실 문 모두 바꿨다. 어둡고 칙칙하던 벽지도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색채로 새 단장, 마치 신혼살림집 같다.
부엌 조리대도 반짝반짝 새것이다. 밤마다 쥐가 나무 벽을 갉는 소리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에서도 이제는‘안녕’이다. 누전 화재의 위험이 상존했던 전기 설비도 전면 교체됐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소박한 디자인의 조명 설비로 집 분위기는 한층 고풍스러워졌다. 말로만 듣던 근사한 붙박이장도 생겼다. 튼튼하면서도 부드럽게 여닫히는 이중창, 그리고 완벽한 단열 설비 덕분에 이제는 겨울 찬바람 걱정을 덜었다.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런 현관문은 유명 리조트의 그것에 손색이 없다. 말끔히 단장된 방 2, 거실 1, 주방, 화장실. 이젠 세 아이가 잠자리 다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공을 담당한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아브라함) 사장이 “회사 이름이 걸고 하는 사업인 만큼, 대충할 수 없다”며 공사기간을 하루 더 늘리면서까지 정성을 들인 흔적이 느껴졌다.
“이제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친구들을 떳떳이 집으로 데려와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오씨는 그동안 아들이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오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소원 하나를 푼 셈이다.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기뻐서 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3월 20일. 공사가 끝나 입주하던 날. 오씨는 이종익 사장에게 “고마워요, 고마워요”를 반복한다. 이사장이 오씨에게 “아~참! 잊은 것이 있습니다”라며 집 열쇠 꾸러미를 건넸다. 열쇠를 받아드는 오씨의 손이 떨렸다. 오씨는 공사 관계자들이 집 문을 나설 때까지 열쇠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 신청 및 문의
서울 성동구 홍익동 398-2 (133-030) 가톨릭신문사
02-778-7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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