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전임 김 안젤로 주교님(김남수 주교)의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김 주교님께서 신학교를 설립하셨고 그 결과로 사제들이 많이 배출돼, 교구 발전의 토대가 놓였습니다. 제가 와서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교구청 건물을 지어 주셨습니다. 저는 교구장이 된 후 이미 개최가 선포된 교구 시노두스를 추진해 나갔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2000년 대희년 준비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대희년이 지나고 나니까, 2003년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암이 발병했고, 그 관계로 대리구제 시행이 늦어졌습니다.
타 교구에서 수원교구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은 일이 있습니다. 교구내 모든 본당에서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라는 공동 목표를 통해 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주교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시노두스의 시행 세칙까지 잘 정해 한마음으로 함께 노력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두 가지 목표가 잘 이뤄지길 빕니다.
제가 수원교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가장 기뻤던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대리구 제도가 잘 정착된 것을 꼽고 싶습니다. 수원은 대리구 중심으로, 특히 사제들이 친교와 협동사목을 활발히 잘 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것입니다. 앞으로는 평신도들도 대리구를 중심으로 친교하고 잘 활동했으면 합니다.
대리구가 잘 정착 된데 대해 대리구장 신부님들께 감사드리고 대리구장 신부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리구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발등에 떨어지는 행사만 쫓아 다니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교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구장 주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유 있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직 제가 이루지 못한 미결로 넘겨 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교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에는 한국교회 발상지가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자란 요람이며, 또한 많은 순교자를 냈습니다. 그래서 성지도 많습니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의미에서 수원교구는 한국교회 종가입니다. 그래서 신앙 선조의 순교 정신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교구 영성사제 제도가 대리구제도처럼 성공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와 대한민국 모든 교구가 비슷하겠지만 교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영성 생활을 잘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교구는 수년전부터 꾸준히 관련 모임을 조금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잘 정착해 수원교구와 한국교회에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셋째는 사회복음화와 해외선교에 힘쓰는 교구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복음화 위해 노력하는 교구로서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현재 중국과 아프리카 등에 사제가 나가 있는데, 앞으로는 남미에도 나갔으면 합니다.
제4대 교구장 이 마티아 주교님께서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과 하나 되어 이 과제들 잘 이뤄갈 수 있도록 뒤에서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교구장 이용훈 주교 감사의 인사
교구의 든든한 버팀목 되어주시길
교구와 교구민을 위해 헌신한 은덕에 깊은 감사
만나는 모든 이에게 소박하고 따뜻한 배려 보여
찬미 예수님!
저를 비롯한 교구민 전체는 한마음으로 교구발전을 이루는 데 전심전력을 다해 헌신하여 주신 주교님의 은덕과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교님께서는 교구의 성장과 복음화라는 한 목표만을 기억하며 거룩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오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늘 교구와 교구민만을 생각하시며 교구의 일을 수행해 오셨습니다.
교구 발전과 성장을 위해 온몸을 던지시며 초인간적인, 사목적 사제적 열정을 불사르셨습니다.
어쩌다 시간이 나시면 교구청에서 묘목을 가꾸시며 자연과 하나 되는 모습, 타고난 근면하신 성품과, 일에 대한 철저한 열정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 외에도 주교님께서 저희들에게 보여주신 모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아끼고 절약하시는 모습이 몸에 배이셨습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소박하고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사제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시고 누구에게나 자신을 낮추시며 존대어를 사용하시는 모습, 해맑은 웃음과 미소로 모든 이들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저희 가슴속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주교님 성덕은 넘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저희들은 주교님을 편안히 모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육간에 건강하게 지내시며 수원교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십시오. 주교님께 큰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 사제단 대표 최재용 신부 감사의 인사
세상을 향한 외침 중요성 일깨워
주교님께서 아프시다는 말을 듣고 우리 사제단은 기도로 그 아픔에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쩍 서둘러 떠나시는 주교님께 저희의 속상한 마음 전해야 하는 마음 착잡합니다.
물질만능주의와 경제제일주의가 쓰나미처럼 인간 마음을 쓸어가고 있음을 주교님은 직시하셨습니다. 교구장으로 재임하시면서 이 사회에 부정과 부패가 만연해 있음을 아시게 됐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꼭 승리하리라는 것과 아울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교회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직시하셨습니다. 세상을 향한 외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셨습니다.
이러한 밀려오는 세상의 파고를 넘기 위해선 우선 교구 내부적인 기틀이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내다보시고, 교구의 기강을 세우는 일에 노력하셨습니다. 박수 속에서 교구가 힘차게 전진하는 모습으로 발전시켜 놓으셨습니다.
시노두스를 개최하셔서 교구 쇄신과 발전의 기틀을 다졌으며, 대리구제를 출범시켰습니다. 또한 사목과 선교의 필수요건인 본당 설립과 성지계발 등에 힘쓰셨습니다. 해외선교에도 큰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을 늘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을 확대하는 등 사회사목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렇게 주교님 재임기간 동은 사제 수는 205명에서 373명으로, 신자 수는 41만명에서 72만명으로. 본당 수는 101개가 187개로, 성지 9곳에 14개소로 늘었습니다. 명실공히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로 우뚝서게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주교님은 당신의 건강을 헤쳐가면서 까지 뛰셨습니다. 치열한 돌진이었고, 돌격의 나날들이었습니다.
주교님은 교회의 정통 신앙을 보전하기 위해 실로 외로운 투쟁의 날들을 보내셨습니다. 이는 교구장이 질 수밖에 없는 무거운 십자가입니다.
주교님은 떠나시지만 저희들은 주교님의 예리한 서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교구는 이제 이용훈 주교님 체제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가 다시 숨 가쁘게 뛸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것입니다.
주교님 부디 행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 평신도 대표 정태경 평협회장 감사의 인사
병환에도 교구 토대 마련에 헌신
주님의 사도이시며 모든 이들의 목자이신 공경하올 주교님. 13년의 축복의 시간 안에서, 생명의 빛과 사랑이신 주님을 증언하며 수원 교구장으로 재직하신 그 수고로움을 어찌 이 짧은 언변으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병고에 시달리는 고통 속에서도 교구발전의 기틀을 놓으시기 위해 주교님은 모든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 한 가족임을 몸소 실천하신 주교님과 석별의 정을 나누는 것은 더 없는 아쉬움입니다.
주교님께서 교구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그리스도의 향기 닮은 지난 삶 돌이켜 봅니다. 교회 안에서 주교와 사제와 평신도의 겸손과 순명의 소중한 일치에서 오는 행복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시 뵙는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저희들도 주교님을 의지하며 예수님의 표양으로 따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