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정한 공식추모기간이 지나도,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열기는 여전하다. 특히 김추기경이 남긴 업적과 메시지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우리 곁에 되살아나 눈길을 끈다.
지난 추모기간 동안 김 추기경의 사진과 추기경이 직접 그린 그림 등을 전시하는 문화의 장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또 지난달 열린 서울 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특별 설치미술작품도 선보여, 김 추기경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카디날 가든’이라는 제목의 이 설치미술작품은 가든 디자이너 안상수씨가 예비신자교육을 받던 중 선종 소식을 듣고 김 추기경을 추모하며 기획한 작품이다. 총 1413개의 와인잔과 묵주반지, 미사주 마주앙을 이용해 만든 작품으로 숨가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묵상공간으로 제시됐다.
김 추기경의 메시지는 티셔츠와 핸드폰고리 등에도 새겨져 젊은이들 가운데 퍼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티셔츠 등 상업적 형태의 상품 판매는 고인의 뜻에 반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우리 사회 젊은층들이 김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환기하고 그가 남긴 메시지를 기억하게 돕는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도 보인다는 평가다.
동요와 피아노곡 등 음악을 통해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움직임도 반갑다.
피아니스트 노영심씨는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피아노곡을 다수 작곡해 선보인다. 또 앞으로 연주회와 음반 헌정 등을 통해 김 추기경의 모범을 따르는 나눔 운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음성동요학교(교장 유정)는 김 추기경이 전한 사랑의 메시지와 업적 등을 가사에 담은 ‘김수환 추기경’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두 곡의 동요를 발표했으며, 조만간 음반으로도 보급할 계획이다.
추기경 관련 서적 판매는 여전히 ‘붐’을 이룬다. 김 추기경의 발자취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꾸준히 지속, 일반 대형서점에서는 하루에 한두 권도 팔리지 않던 김 추기경 관련 서적들은 김 추기경 선종 두달여 기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바보가 바보들에게’ 등 교회기관이나 신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김 추기경의 어록과 업적 등을 엮은 책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스티커
‘감사와 사랑 운동’을 위해 활용되는 스티커는 일반인들에게도 그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하는 문화콘텐츠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스티커는 지름 9cm 크기로 차량이나 점포 유리, 현관문 등에 부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빨간 바탕의 이 스티커에는 김 추기경의 바보 자화상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만 새겨졌다. 뒷면에는 5가지의 실천사항이 담겨 있다. ‘천주교’, ‘김수환’ 등의 특정 종교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한 개인과 종교를 넘어선 운동을 펼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 취지 덕분이다. 이 스티커는 4월 3일 현재 총 66만4000부가 배포됐다.
※ 실천사항
1. 만나는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2. 나의 삶에 ‘감사합니다’
3. 내 곁에 있는 이를 ‘사랑합니다’
4. 내 손이 필요할 때 ‘도와줍니다’
5. 나의 삶을 ‘반성합니다’
동요 ‘김수환 추기경’
‘사랑이 끝도 없이 물결칩니다/ 한평생 이웃 사랑 실천하며/ 약자 편에 늘 함께 서 계시면서/ 지혜로움으로 희망주셨네/ 사랑합시다 용서합시다 감사합시다’
어린이 뿐 아니라 온가족이 함께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노래다. 충북 음성동요학교 유정 교장이 노랫말을 짓고, 노영준 교사가 곡을 붙였다. 유정 교장은 CM송으로 잘 알려진 ‘아빠 힘내세요’와 ‘꽃동네학교 교가’ 등 3000여 곡을 발표한 아동문학가이자 작사가. 유정 교장은 “김 추기경은 평소 전 국민이 존경해온 인물이라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김 추기경을 기억하고 그 모범을 따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곡을 지었다”고 밝혔다. 또 유정·노영준 교사는 김 추기경의 탄생과 업적 등을 쉬운 가사로 담은 동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도 함께 내놓았다.
이 두 노래는 현재 녹음작업을 마쳤으며 5월 9일 공식발표회 이후 음반으로도 보급될 예정이다.
DVD
동영상은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데 도움되는 콘텐츠 중 하나다.
4월초 발매된 DVD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는 김 추기경의 생애를 비롯해 추모기간 중 교회 안팎의 분위기를 총망라해 담은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그동안 PBC 평화TV를 통해 방영된 각종 영상을 재인엔터테인먼트가 60분짜리로 편집, 제작했다.
‘그리운 추기경님, 또 빕고 싶습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DVD에서는 나래이션도 과감히 절제, 영상 자체가 표현하는 모습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묵상용으로도 좋을 듯하다. 8쪽 분량의 화보집도 부록으로 실렸다. DVD ‘고맙습니다…’는 본당 단위 주문을 통해 우선 배포된다. 단체 주문시 1장당 1만원.
※문의 080-000-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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