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
4월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4주기를 맞아 전 세계의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그의 시복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5주기를 맞는 내년 즈음이면 시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선종 4주기 맞아 시복 큰 기대
그러나 교황청은 이러한 소문이 정확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존 캐롤대학교 가톨릭연구센터 폴 V. 머피 소장은 “설사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라고 할지라도 교황청의 시복시성 절차는 매우 신중하며, 특히 시복과 시성에 필수적인 요소인 기적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며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기적 이야기들이 교황청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이러한 엄격한 절차와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했던 가톨릭 신자들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시성’에 대한 열망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델라웨어에서 온 사만다 코벨레스키(22)씨는 4월 2일 성 베드로대성당에서 거행된 추모미사에 참석, “그분의 시복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어서 아마도 시복시성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그분이 살아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지금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너무나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적 이야기들
시복시성 절차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엄격한 조사가 이뤄지는 부분이 바로 ‘기적’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기적의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월 미국에서 애블리(26)라는 청년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 애블리는 사고 이후 곧바로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병원의 원목신부가 그에게 병자성사를 베푼 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그를 위해 빌어달라는 청원기도를 바쳤다. 이후 애블리는 일상적인 모든 생활이 가능할 만큼 완쾌됐으며, 현재는 퇴원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의 ABC 방송 등에서 ‘놀라운 일’로 보도된 바 있다.
바티칸에서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9살 소년이 휠체어를 타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묘소를 방문해 기도를 바친 뒤, 곧바로 일어나 걷는 일이 일어났다. 교황의 비서였던 스타니슬라프 추기경이 전한 이 사건이 실제로 과학과 의학에 의해 입증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기적으로 인정된다면, 몇 가지 다른 기적에 대한 보고들과 함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 절차에 큰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 시복 기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4월 2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4주기 추모미사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위한 기도를 봉헌했다.
지난 2007년 교황청 시성성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기도를 바친 뒤 파킨슨병이 치유됐다는 한 프랑스 수녀의 사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머피 소장은 이에 대해서도 교회의 신중한 자세를 지적하면서, “교회는 언론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며, 오히려 수세기에 걸쳐서 조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임 당시 역대 어느 교황보다도 많은 성인을 배출했다. 그는 “성인들은 참으로 교회에 중요하며, 그것은 성인들과 관련된 기적들 때문이 아니라 그분들이 가톨릭 신자들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보여주는 영웅적인 덕행의 모범들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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