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이사 8,23b∼9,3 (외국인 지역의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제2독서 Ⅰ고린 1,10∼13.17 (여러분은 모두 의견을 통일시켜 갈라지지 마십시오)
복 음 마태 4,12∼23 (이사야의 예언을 이루시려고 예수께서는 가파 르나움으로 가셨다)
세상은 그리스도라는 빛을 통해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 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빛을 모른다면 그는 환한 대낮에도 칠흑같은 어둠 속을 헤매게 됩니다. 특히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는 빛으로 오셨습니다.
오늘 1독서에 나오는 즈불룬과 납달리는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갈릴래아 지방을 말합니다. 이 지방은 지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 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형상으로 볼 때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가 는 길목도 되었고 또 동과 서를 잇는 교량도 되었기 때문에 외세의 침공이 잦았고 그래서 주민들 대부분은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기원 전 733년 경에는 강국 앗시리아에 의해 즈불룬과 납 달리는 제일 먼저 침략을 당해 그들은 종으로 끌려갈 아주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이 어둡고 숨가쁜 때에 이사야는 즈불룬과 납달리 주민들에게 빛과 희망에 찬 미래를 선언한 것이 오늘 독서의 내용입 니다. 성탄 밤미사 때마다 울리는 독서가 바로 그 말씀입니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 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올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이사야가 외친 그 빛이 바로 그 갈릴래아 지 방에서 빛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장 절망적이고 가장 암담한 지역에서부터 하늘의 빛이 비쳐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 로 그 지역에서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합니다. 특히 그분의 빛은 절망과 어둠 속에 있는 인생들에게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빛은 어둠 속에서 특히 가치가 있는 것이지 밝은 대낮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가끔 대낮에 거리의 가로등이 켜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때는 그 등이 켜졌는지 조차도 대부분 모릅니다. 태양빛에 가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가 떨어지고 나면 그 가 로등은 큰 가치가 있습니다.
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밤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별들이 있습 니다. 일천억 개나 되는 별의 집단인 성군이 우주에는 약 일천억 개 가 있다고 하니 실로 이 우주가 얼마나 큰지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 다. 그런데 우리에게 밤이 없다면 우리는 그 사실조차도 모르게 됩 니다. 태양이라는 빛에 가려 우주의 놀라운 신비를 바라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두울 때 더 놀라운 진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결과가 됩니다. 지금 어두운 것은 참으로 답답하지만 더 위대한 것을 바라 볼 수 있으며, 지금 환한 것은 당장은 좋지만 더 위대한 것을 바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성서에도 보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들은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는 위선 때문에 예수님을 몰라보게 됩니 다. 그러나 천한 사람들은 알아봅니다.
마찬가지로 모자람이 없이 잘 살고 있는 사람들과 고통과 눈물 이 없이 풍요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참 행복의 의미가 뭔지를 잘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죄없이 선하게 사는 사람들과 법없이 잘 사 는 사람들에게도 예수님은 빛이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분이 없 어도 이미 착하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눈물을 흘려 봐야 참 기쁨을 알게 되고 내적인 투쟁과 몸부림치는 전투를 겪어 봐야 평화의 의미를 알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그리스도라는 참 빛이 정말로 필요한 분들입니까. 그렇다면 자신이 어둡다는 진정한 회개와 뉘우 침을 가져야 합니다. 회개가 아니고는 빛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인간은 자신을 속입니다. 세상도 사람을 속입니다. 우리는 그래 서 많은 경우 아주 잘못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에 그 인생이 불 행한 것 같아도 그리스도의 빛으로 바라보면 절대로 불행이 아닙니 다. 오히려 그것이 축복이요 은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라 는 빛을 통해서 보면 사람의 실체와 그 진실된 모습을 올바르게 바 라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 인생에 해가 되는 자들도 있습니다. 나를 시기하고 모 함하고 있으며 사사건건이 시비요 트집입니다. 이들이 대단히 밉고 심할 땐 저주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러나 그리스도를 통해서 보면 그 들도 내 사랑하는 형제요 경우에 따라서는 은인도 됩니다. 그리스도 의 빛 안에서 보면 세상에 은혜아닌 것이 없으며 복아닌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빛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그 눈이 지혜의 눈이며 복된 눈입니다. 그런데 그 눈 은 오늘 예수님의 말씀처럼 진심으로 회개할 때 열려집니다. 하늘 나라라는 위대한 보물은 회개라는 눈을 통해서만이 바라볼 수 있습 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분들, 그리고 외롭고 슬픈 분들은 참 빛이 신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르게 바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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