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신명 11,18.26∼28 (내 오늘 너희 앞에 축복과 저주를 제안하노라)
제2독서 로마 3,21∼25a.28 (사람은 율법을 지키는 것과는 관계없이 믿음으로 의화된다)
복 음 마태 7,21∼27 (바위 위의 집과, 모래 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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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의 광고에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합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좋은 말입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삶 에 있어서도 잘 선택해야 평생 순탄한 길을 걸어가듯이 우리 신앙의 삶에 있어서도 매 순간에 선택을 잘 해야 복된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 그 복된 길은 내 뜻대로가 아니라 주님 뜻대로 걸어가는 지혜를 말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모세는 "너희 앞에 축복과 저주를 내놓으니 하느 님의 명령에 복종하여 복을 받겠느냐, 아니면 그 명령에 불복하여 저주를 받겠느냐."하며 백성에게 물었습니다. 일종의 협박과도 같은 말입니다. 그러나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는 늘 그렇게 절박한 것입니 다. 일종의 생사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것은, 사실 그분의 축복을 받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복은 그분이 가르쳐 주신 계명을 지키고 말씀에 잘 따름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믿음 때문에 우리는 지금 여기서부터 천국을 앞당겨 살고 그리고 죽은 뒤에도 영생을 누 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과 그리고 인생의 목적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나는 길을 걷고 있 습니다. 그게 어쩌면 인간의 길입니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서 벗어나는 길이 세속에서는 쉽게 느껴지며 또한 편한 반면에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히 하는 길은 반대로 힘들고 어렵게 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고집하는 길은 결과가 비참합니다. 이를테면 농부 가 씨를 뿌린 뒤에 여름 내내 아무 수고도 않고 추수를 기다리는 것 과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은 거둬들일 때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평생 웃다가도 마지막에 가서 웃지 못한다면 그는 불행합니 다. 그러나 평생 울다가도 마지막에 가서 웃을 수만 있다면 그는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당신더러 "주님, 주님"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 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고 아주 잘라서 말씀하셨습 니다. 그렇다면 무섭습니다. 굉장히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텔레비전의 연속극에서 어떤 부인이 누군가의 흉을 보며 잔뜩 비난을 퍼붓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때 그집 남편이 자기 아 내보고 "그 입이 그래 찬송가 부르는 입이여?"하고 물었습니다. 그말을 듣고 부인이 깜짝 놀라면서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텔레비전을 보던 저 자신이었습니다.
제가 입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그리고 제 손으로 성체와 성혈을 만지고 있는데 과연 제 입과 손이 거룩하고 깨끗하냐. 안 그 렇습니다. 부끄럽게도 입도 더럽고 손도 더럽습니다. 담지 못할 말 도 많이 했으며 또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을 많이 만지기도 했습니다. 정말 주님의 자비와 용서가 아니라면 저는 비참합니다. 아마 모두가 그럴 것입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면 그것이 바로 반 석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반석 위에 머무는 것 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 계명 안에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생각합니다. 그저 자기 성질, 자기 고집대로 살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생깁니다.
각 사람은 자기의 생애에서 오직 하나의 집을 짓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지은 집에서 이를테면 내세를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 집 의 기초는 튼튼해야 합니다. 모래 위에 집을 지으면 비가 올 때 무 너지게 되고 얼음 위에 집을 짓게 되면 해가 뜰 때 허물어지게 됩니 다. 이를테면 돈이나 권세는 반석이 되지 못합니다. 세월이 지나면 쓰러지게 되고 또 그것들이 영생을 보장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리스도는 항상 우리를 선택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반석으로 삼아 그 위에 당신이 머무시기를 원하십니다. 진정입니다. 주님은 일찍이 베드로 위에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위에도 당신의 교회를 세우시기를 원하십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우리를 믿고 또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백성이요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사실 반석이면서도 여러 번 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때 마다 주님을 붙잡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바로 그것이 베드로의 위대 한 점입니다. 우리도 자주 무지 몽매한 때가 있습니다.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그런 어리석은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마다 다시 선 택을 하도록 합시다.
천당과 지옥이 진정 우리의 선택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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