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예정일을 하루 넘기고 9일 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인 끝에 9월 8일 폐막한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는 과거 노예제도와 식민지배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중대한 범죄임을 선언하고 앞으로 철저한 재발방지를 강조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한 선언문에서 인종차별을 이유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폭력사태들과 관련해 국제 사회의 양심을 강조하고 이민자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언급했다.
특히 인종차별주의에 맞서기 위한 세부 실천사항까지 담고 있는 이 선언문은 각 국별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대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공식 문건으로 채택됐다 또한 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에 철수한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이 선언문은 상당한 도덕적 구속력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각국 대표단은 전체적인 회의 성과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며 국제사면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인종 차별에 대항한 세계적 연대의 시작이라고 회의를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둘러싼 당사국들간의 갈등 등 후유증도 남아있고 앞으로 어떻게 이와 관련된 후속조치들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 윌프리드 나피어 추기경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그리스도인들은 2가지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우리는 화해의 복음을 선포할 뿐만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길을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9월 2일 더반의 엠마누엘 성당에서 회의의 성공을 위해 봉헌된 미사 강론을 통해 추기경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싸움의 첫 번째 단계는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엔 주재 교황청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디아뮈드 마틴 대주교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됐기에 『인종 차별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완전히 위배된다』며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에 어떤 형태의 인종 차별 주의도 자리잡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과 미국 교회는 미국과 이스라엘 대표단이 이번 회의 중 철수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마틴 대주교는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해 매우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이 철수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회의는 어떤 개별 국가를 단죄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번 회의에서 모든 이민자들의 권리에 대해 강조했다. 마틴 대주교는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이민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지침을 함께 확인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주교는 『오늘날 이민자들, 특히 상이한 문화적 배경에서 온 이민자들이 너무나 쉽게 인종적 차별의 대상이 되곤한다』며 『이민과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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