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위 순교성인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한국교회 안에 가볼만한 성지는 어떤 곳이 있을까.
유명성인이나 성지는 익히 들어 알지만 평범하지만 신앙을 위해 기꺼이 순교한 우리의 선조들, 전국 곳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성지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순교자 성월을 맞아 사제와 수도자, 신학생들만을 위한 특별전시가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교정에서 9월 한달간 마련된다. 바로 그림으로 보는 103위 성인 순교사화와 간추린 교회사, 사진으로 보는 한국의 순교성지다.
성직자·수도자·신학생이 우선 한국 순교성인과 성지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 그들이 신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톨릭대 박물관장 이기명 신부가 마련한 전시다.
이신부는 『사제와 신학생들도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은 순교성인들이나 숨은 성지에 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라며 『그림에 담긴 순교자의 생애와 사진으로 보는 전국 성지들은 바쁜 일선 사목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순교역사와 사적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신학교 교내 대건관 뒤편 산책로에 전시된 250여점의 방대한 그림과 사진은 부산 오륜대 순교자 박물관과 서울 절두산 순교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고(故) 탁희성 화백의 그림 복사본과 이신부가 직접 성지를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과 제공받은 자료들이다.
103위 성인의 순교사화는 김대건 신부부터 파리외방전교회 성 오매트르 신부까지 103명 성인들의 박해시대 삶과 순교의 모습들을 생생히 묘사해주고 있다.
김대건 신부로부터 옥중대세를 받았던 임치백 성인, 자식들의 배교 호소에 굴하지 않았던 성녀 박아기, 옥중에서 긴머리를 잘라 교우들을 도왔던 성녀 김루치아 등 선조들의 꿋꿋한 신앙을 그린 그림과 그들의 짧은 약사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으로 보는 순교성지는 전국 교구의 성지들을 모두 소개, 잘 알려지지 않은 성지와 유명 성지에서 꼭 새겨보아야할 사실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최양업 신부 등 103위 성인 가운데 15명의 영정도 함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형구와 교우들의 감옥생활, 고문과 처형방법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신학교인 만큼 한두 명의 신자들이 전시를 관람할 수는 없지만 순례차 방문한 단체 순례객들을 위해서는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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