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카롤링 왕조시대의 교회의 영성
3) 베네딕도 영성이 일어남<지난호에서 계속>
성 베네딕도 수도 규칙을 정확하게 적용시키려는 시도를 한 이는 아니안의 베네딕도였다. 그는 황제의 지지를 받고 있었으므로 성 베네딕도의 규칙이 사방에 전파되도록 조처하였다. 그는 수도자들이 전례 외에도 신적(神的) 독서(lectio divina)에 관심을 가지도록 지도하였다. 그것은 지혜에 이르는 길로 여겨졌으므로 지식의 부분이 강조된 것이다. 신적 독서는 기도의 다른 형태이므로 기도, 독서, 묵상 그리고 연구는 관상에로 이끄는 좋은 방법으로 간주되었다.
마지막으로 845년 경 부제 바오로와 힐데마르가 남긴 작품이 성 베네딕도 수도 규칙의 영적 가르침을 고양시켰다. 수도자의 삶은 완덕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 작품에서 구약의 예언자들과 세례자 성 요한 그리고 사도들과 사막의 성 안또니오는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산 모범적인 인물들이다. 수도자들은 이들을 본받아야 한다. 수도원 안의 공동생활을 통하여 수도자들은 은수자처럼 살 수 있다고 하였고 힐데마르는 공동생활에 대하여 길게 논하였다. 그는 신축성 있는 공동생활을 제시하면서 소수의 수도자들에게 가능한 독수생활도 함께 제시하였으나 공동생활의 우위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성 베네딕도의 규칙서 마지막 부분을 주석하기를 "만일 수도자가 영혼의 자유를 발견하고 자기의 구원을 더 확실히 한다면 고요한 곳이나 더 엄한 수도원으로 갈 수 있다"라고 제시하였으나 공동생활을 통하여 열렬한 사랑, 절대적 포기, 순수한 두려움과 하느님과 천사들의 현존 감각, 실제로 순교와 같은 순종과 장기간의 고행을 강조하였다.
4) 그리스도인 전투
이 시대의 영적 작품들은 대개 마음을 다루면서 육체적 고행과 순례의 위험, 단식, 순교 등을 다루기보다는 올곧은 마음과 순수한 지향을 강조하였다. 『각자의 마음을 그리스도의 거처로 삼자』라는 영성 가르침이 있었다. 『이제 순교는 끝났다. 지금은 영적 투쟁의 시대이다. 개인의 악습을 극복하고 덕행을 쌓을 시기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죄들보다는 잘못에 대한 보속의 윤리적인 측면과 영혼의 경향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둔 시대였다. 이리하여 수덕생활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참회와 보속을 다루는 영성 서적들은 인간의 마지막을 묵상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죽음과 심판을 언급하고 여기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준비시켜 주었다. 죽음과 심판에 대한 생각은 두려움을 주지만 한편 라바누스 마우루스 주교는 그것을 통하여 영원한 기쁨 - 『장차 올 기쁨』 - 에 대하여 길게 기술하였고 조나스 주교는 부활 후에 뽑힌 자들이 누릴 상급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으며 엠모는 『하늘 나라에 대한 사랑』에서 수덕생활을 강조하였다. 이 때의 성인전은 기도생활과 선행에 관한 것이 많고 성인들의 고행보다는 영성생활을 통하여 보여준 숨은 순교에 대한 칭찬으로 되어 있다.
한편 수도자도 성직자도 아닌 평신도 아바스가 수도원을 총괄하는 곳도 있었기 때문에 수도원들은 안락한 생활은 아니었으나 경제적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런 안정된 생활과 정결 생활을 향한 마음의 염원 사이에서 놀라운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아일랜드 교회는 수행에 힘쓰던 수도자들을 존경하여 그 영향이 사제들에게까지 확산되어 수도생활에 대한 염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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