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내 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기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깐 지나가는 두려움/ 때로는 구름이나 노을로 잠깐 스쳐 가는 환희로/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달·별·믿음·소망·사랑』(「기도할 때 내 마음은」 중)그리운 사람에게 가을 단풍을 담아 편지 한 장 보내면서 이해인 수녀의 시 한편 인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읽는 이의 기도를 대신 해주듯 읽는 그대로 기도가 되는 듯 수도자가 바라본 세상과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아름다운 시어로 엮어 낸 이 수녀의 시들은 말 그대로 마음을 맑게 해주었다.
「민들레의 영토」를 수줍게 내놓은 지 벌써 25년. 그 동안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다른 옷을 입을 수가 없네」등의 시집과 「사랑할 땐 별이 되고」「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등 글 모음집을 발표하며 교회 안팎의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아 온 이해인 수녀의 시집 중 전례시기와 절기별 시 모음집 「사계절의 기도」가 같은 이름으로 개정 출간됐다.
성서의 시편과 같도록 150편의 시를 「더하고 빼어」 새로 편집한 「사계절의 기도」는 전례 시기별 시 모음 「분꽃 지니 눈꽃 피고」와 일상 시 모음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두 부분으로 구성돼있다. 전반부에는 대림시기부터 부활절 성모성월 그리스도 왕 축일까지의 기도시가, 후반부에는 감사·나눔·참회·기쁨·우정 등 일상의 언어와 결혼·서품·통일·장애인 등 특별한 절기에 어울리는 시 등 「사계절의 기도」를 엮었다.
이수녀 자신이 시가 사랑 받는 이유에 대해 『일상성이나 실용성(!)때문』이라고 말했듯 더하고 뺄 것도 없이 하나같이 실용적인 시들이다. 그러나 「사계절의 기도」는 25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고운 감성과 순결한 언어들로 세속에 찌든 사람들의 영혼을 맑게 해 주었던 이 수녀의 시들을 옛 기억과 함께 다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분도출판사/432쪽/1만원 >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