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좀 어려운 학술용어가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신부님 말씀 중 『하느님을 유비적으로 체험할 때』라고 하셨는데, 저는 「유비」라는 그 전문용어의 뜻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철학용어인 것 같은데, 국어사전에는 안나왔더군요. 과거에 어떤 신부님께서도 하느님의 「우유성」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유비」의 뜻과 그 개념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우유성」이란 도대체 무슨 뜻인지요?
【답】형제님이 문의하신 내용 중에 인간이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은 유비적으로 체험한다는 것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유비」(類比, analogy)라는 말은 비유한다거나 비교 혹은 유사하다는 뜻입니다. 즉 인간이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은 어떤 직접적인 체험보다는 유비적으로 체험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인간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했을 때 그 아름다움을 통하여 대자연의 신비와 그것을 창조하신 분을 생각하고 하느님은 위대하시며 그것을 인간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하느님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과 인간을 만드실 때 하느님의 선한 의지가 담겨 있기에 만물과 인간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진실, 선함을 통해 그것을 주신 분을 체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유비적인 체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유성」(偶有性)이란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모든 것은 일정한 기간을 존재하다가 없어지고 마는 성격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항상 존재하는 분이므로 필연유(必然有)라고 말합니다. 존재자체이신 하느님 이외의 모든 존재는 「우연유」입니다.
우연유는 하느님의 창조의지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우연유 안에도 하느님의 창조적 선성을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느님의 작품인 이 세상의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으며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체험하며 그것의 창조자이신 하느님을 유비적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즉 인간은 일상적인 모든 것 안에서 진실과 선함, 아름다움, 정의로움을 보거나 느끼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는 삶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