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경기도 안양 평촌성당. 청중들의 고른 숨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 기도같은 노래소리가 울려퍼졌다. 유럽 솔렘 수도원에서 베네딕도회 수사들이 기도하는 양 고요하게 울려퍼지는 그레고리안 성가는 수원가톨릭 교회음악연구소 초청으로 내한한 뮌헨 그레고리안 성가단의 연주다. 시편구절들이 아름다운 단성의 화음으로 퍼져나오는 이들의 성가는 '라우다'로 시작됐다.
서막의 노래로 「라우다」와 「프라일루디움 E장조」「기리에」가 연주되는 동안 천상의 소리에 가까운 이들의 화음은 신자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전주곡으로 시작된 서막에 이어 7명의 뮌헨 성가단은 성당축성의 노래를 불렀고 부활시기 찬미의 노래와 마리아 찬미의 노래를 선사했다. 「알렐루야」와 「라우다떼」, 「쥬빌라떼」등은 천사들의 찬송처럼 화려했고, 「아베마리아」「하늘의 여왕」등 마리아 찬미의 노래는 성모님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그레고리안 성가로 찬미했다. 뮌헨 음대 그레고리안 성가학과 괴슬교수의 지휘로 연주되는 이들의 성가는 그야말로 시를 읊조리는 듯 했다.
이들 성가단은 전날 서울 목5동성당에서 연주했고, 서울 중림동성당과 분당 성마르꼬성당에서는 가톨릭교회 고유의 전통대로 미사전례와 함께 그레고리안 성가를 봉헌했다.
뮌헨 성가단은 두 번의 연주와 미사를 봉헌했고, 괴슬 교수는 지난 9월 29일 서울 장충동 성 베네딕도 피정의 집에서 '그레고리안 성가 기호학에 따른 그레고리안 성가의 해석학'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수도원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정통적인 그레고리안 성가의 진수를 들려준 뮌헨 성가단은 뮌헨 국립 음대 졸업생과 재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98년 창단돼 국내외 연주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성가단은 지난 50년간 그레고리안 성가 기호학 분야의 연구 결과를 그레고리안 성가 해석에 응용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주는 그동안 2개의 CD로 발매됐다.
뮌헨 성가단을 이끌고 온 요하네스 괴슬 교수는 성가단의 창설자이자 뮌헨 음대 그레고리안 성가학과 가톨릭 전례학 담당 교수다. 로마 교황청 교회음악 학교 무지카 사크라를 졸업한 괴슬 교수는 그레고리안 성가의 해석학에 관한 3권의 저서가 있으며 99년부터 국제 그레고리안 성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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