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문가들은 선교운동을 제대로 정착시키는 우선 과제로 선교 일꾼 양성을 꼽고 있다. 교구마다 본당마다 추수할 일꾼들은 많은데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꾸준히 선교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향후 교회의 우선적 소명인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해나가기 위해서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선교 일꾼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현 상황은 어떤가? 교회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 본당과 신자들에게 선교의 필요성이 인식됐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드물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본당의 선교 흐름을 보면 가두선교, 구역별 방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는 본당의 모든 역량을 선교에 집중시켜야 하는데도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기인한 것이다. 그 예로 아직도 많은 본당에서는 단체활동이나 행사 등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이것은 선교를 잘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란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적인 선교 현장 실습과 정신무장 강화를 위한 교육을 꾸준히 실시해나가야 한다. 왜 선교가 중요하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신자들에게 일깨우고 계속 선교 현장을 나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실습보다 더 중요한 공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자들이 직접 부딪치며 몸으로 체험하는 현장이야말로 선교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토대라는데 관계자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이렇게 실시된 체험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함께 공유하며, 잘못된 점을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유기적인 대화의 장도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침으로써 성숙되고 발전된 선교 전략이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본당 사목자의 관심과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현 우리 교회 실정을 보면 본당 사목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선교 열기가 확연히 바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선 본당 사제들이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선교 일꾼 양성에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을 펼쳐나간다면 일회성 선교 열풍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사목자들은 신자들을 진정한 선교 전문가 내지 일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교회 전문가들은 본당 총 예산의 1~2% 정도는 순수한 선교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예산은 신자들을 선교 일꾼으로 재무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 천주교를 알릴 수 있는 팸플릿, 현수막, 홍보용 책자 등에 아낌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갈 때 비로소 이 땅의 복음화란 대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교구의 본당들 중 방학동, 정릉동, 상계2동, 봉천동, 중곡동 등 많은 본당이 선교의지를 신자들의 실생활에 심어줄 수 있는 교육과 지원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며 좋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 본당들은 수시로 선교 전문가들을 초빙해 다양한 체험사례 소개 등의 다채로운 선교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한편, 충분한 재정적 지원으로 신자들이 선교활동에 나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서울대교구도 매년 선교대회, 선교학교, 1일 피정 등의 교육을 수 차례 열어 선교 일꾼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교에 매진할 일꾼 양성은 우리 교회가 선교 활성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선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의로 넘치는 활동가를 많이 확보함으로써, 어떤 외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끊임없이 선교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교는 일시적으로 대회나 이벤트로 한번 실시하고 그만둘 성격이 아니란 점에서 선교 일꾼 양성은 향후 한국교회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토대임에 틀림없다.
▲ 신앙을 전하자 포항지역 9개본당 선교사들이 선교결의문을 제창하며 선교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 개신교 선교일꾼 양성 실태
개신교는 선교에 사활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이들은 각각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선교부를 비롯해 다양한 선교문제 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새가족 전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일선에서 선교활동을 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것이다.
개신교측은 국외 선교사, 교포선교사, 평신도 선교사, 현지인 선교사 등 다양한 인력을 모집해 집중 교육시키고 있다. 특히 젊은 선교 일꾼들을 따로 모집해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마련해놓고 있다. 이들의 단기선교 프로그램 내용으로는 △기본적인 영성 훈련 △내적 치유와 영적 성숙 △타 종교 연구 및 타 문화 적응 훈련 △선교의 성경적 기초와 선교전략 연구 △다양한 전도기술 훈련 △합숙을 통한 공동체 훈련 등이다.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2~3개월의 단기 과정에서부터 3년에 이르기까지 여건에 따라 다양한 교육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감리교의 경우에는 이렇게 배출한 선교 일꾼을 해외 각지로 파견하고 있는데 54개국 25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밖에 많은 일꾼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선교 현장을 누비고 있다.
또한 많은 수의 개신교 교회들은 입교한 신자들을 관리하는 부서인 새신자 선교회를 설치하고 있다. 이들은 새신자 환영회 및 교육 지원, 선교 지원, 장학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가족 전담 교역자를 두어 각종 기관에서 실시하는 「새가족 전도양육 훈련 세미나」등의 교육을 이수하고 신자들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화 시대를 맞아 인터넷에서도 선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관심있는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지난 97년 설립된 한국 인터넷 선교센터를 비롯해 한국 컴퓨터 선교회, 도서출판 컴퓨터 선교회 등에서 각 교회 목사들의 설교 등 각종 선교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개신교에서 펴낸 선교관련 서적으로는 「천일간의 선교여행」(김경한 목사 지음) 「선교사의 위기관리」(한국해외선교회 편저) 「보내는 선교사의 사명」(니일 파일로 지음) 등 다양하다.
개신교 교회가 이처럼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선교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원동력은 조직적인 체계와 지원에 있다.
각 교회마다 선교를 최우선적 과제로 보고 선교사 양성과 교육마련에 물적, 인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목자와 신자들이 선교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오늘날 개신교의 선교 조직을 탄탄하게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서울 평신도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 인터뷰
“일회적 선교 아닌 체계적 기틀 필요”
『모든 역량을 선교활성화에 집중시켜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한국교회의 선교패턴도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교구 선교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구 선교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는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한국교회의 선교운동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앙적인 열성과 의지를 가진 신자들을 제대로 선교운동에 참여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신부의 지적이다.
그는 신자들을 투철한 선교 사명으로 무장시키고 일꾼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선교 운동의 기본 방침은 지속성에 있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일년에 몇차례 실시하고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선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 선교가 신자들의 삶 속에 자리 매김하고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신부는 이를 위해 본당 안에서 선교 일꾼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 만큼 신앙열기가 풍요로운 곳도 드물다고 강조한 정신부는 앞으로 평신도들이 주도적으로 선교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과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현 교회 여건은 선교 일꾼들을 양성하고 발붙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일회적인 선교 운동으로 머무는데 문제가 있다고.
『선교는 해도 안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모든 교회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성장시켜나가야할 첫번째 소명입니다. 선교를 하나의 행사나 이벤트로 추진하려는 생각에서 탈피해 꾸준히 이어나갈 선교방안을 고려해본다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주도적으로 앞장설 수 있는 선교 일꾼 양성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정신부는 다양한 선교체험을 본당 구성원들이 함께 나누고 이를 토대로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나가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자들의 선교 열기를 기도와 교육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선교 현장을 누빈다면 충분히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선교의 체계적인 기틀을 마련하는데 우선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계속해서 선교를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본당 사목자와 신자들이 한 마음으로 보다 성숙된 여건 속에서 선교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