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혼란과 개력시대에 일어난 영성
교회의 역사 안에서 9 세기말과 10세기초에 수도생활은 제도적으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쇠퇴되고 있었다. 그러나 한 세기 지난 11세기에는 개혁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두 개의 상반된 경향이 교차했던 시기였으니 이를 통해 우리는 역사의 흥망성쇠를 교회 안에서도 보게 된다.
첫 번째 문제는 카롤링 왕조의 몰락에 따른 혼란이었다. 서방 그리스도교를 끝까지 지탱하고 하나의 기초 위에 조직된 중앙집권적 권력이 사라짐으로써 교회는 평신도의 권력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그리하여 교황청의 분열과 여기서 파생된 악한 표양들, 속인들의 교회와 수도원 점령, 성직매매와 무절제가 성행하고 있었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꽃을 피우던 수도원들도 이런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게 되었으니, 주로 영국과 같은 나라들 안에서는 이런 경향이 심하게 일어났다. 세속 권력가였던 왕들과 봉건 영주들이 수도원의 재산을 통제하였고 종종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봉신들을 두둔하며 그들에게 보상을 해주려 했다. 그들은 자격 없는 성직자들을 수도원장으로 임명하고 심지어는 평신도들을 그 직책에 임명하기도 했다. 대수도원은 방대한 시설이었으므로 그리스도교 국가의 한 기관으로 생각되었고 아빠스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직무 수행자로 활동하였으며 경제적으로도 강력한 힘이 되었다. 여기에 국가가 아빠스의 임명권을 가지고 수도원을 감독하였으므로 여러 폐단이 생길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일련의 개혁이 일어나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교황 베네딕도 8세와 요한 19세는 이러한 개혁을 지지했다.
개혁은 자발적이었고 다양하게 일어났으니 그것은 제도적인 개혁보다도 영적 회심의 필요성이 우선적이었다. 개개 그리스도인이 회심하면 공동체는 변화되기 마련이다. 수도생활의 개혁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수도원에서는 부패에 대한 반발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이 움직임은 처음으로 끌뤼니에서 시작되어 사방으로 확산되었고 그 여파로 개혁의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오토 1세 황제 치하 때 제국의 재건립과 더불어 교회 제도들은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취하게 되었고 교회와 수도원들은 자유를 회복하였으며 그리스도교는 동유럽으로 전파되었다.
교황청의 변천은 끝나지 않았으나 오토 왕조는 교황청을 보호해주었다. 11세기 중엽 힐데브란트가 교황청의 요직에 있었고 그가 교황(그레고리오 7세)이 된 후 교황청의 지위가 상승되고 교회 쇄신이 상당히 이루어졌다. 그레고리오 개혁은 초기 노력에 대한 표현이자 점차적으로 상응한 결과를 내고 있었다. 차후 2세기 동안 쇠퇴와 개혁은 서로 공존하고 있었고 개혁이 점차적으로 우위를 차지하였다. 반향적인 특성과 다소 과장이 없지 않았으나 이는 그 시대 영성의 특징과 열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혁은 단적으로 말해서 수도원에서 이루졌다. 여기에는 수도원장들과 아빠스들이 주동이 되었다. 그들은 자주 만나 서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여러 곳을 함께 여행하면서 자기들의 생각과 수도원의 관습들을 나눌 수 있었으므로 다양한 개혁의 통일성이 보장될 수 있었다. 그리고 교황과 추기경들이 된 수도자들도 개혁운동에 한 몫을 단단히 하였다.
쇄신과 개혁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언급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주로 인물과 수도원 중심으로 전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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