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사회의 제반여건이 성장되면서 생활양식이 변화되고, 정신문화를 향유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는 문화에 의한, 문화를 통한, 문화와 함께 하는 복음선교를 실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복음화가 더디게 실천되는 교회에서 문화실천운동을 주도하고 교회의 고유문화를 활성화하며 대중문화를 이해, 흡수하자는 사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교회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목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회문화에 대한 전망과 미래를 내다본다.
새천년기를 맞아 「문화와 영성」을 모토로 한 잡지가 창간됐다.
「들숨날숨」이란 이 잡지는 오랜 전통의 교회 영성과 현 시대의 문화현상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세상 밖으로 가톨릭정신을 전파하자는 취지로 발행되고 있다. 교회 밖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들숨날숨」은 올해 창간 2주년을 맞아 「리부스」(Rivus) 영성·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8월 캠프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리부스 영성·문화운동」은 다양한 예술체험과 풍요로운 내용으로 전개돼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양식의 문화캠프로 인식됐다.
이같은 일련의 문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들숨날숨」 편집인 조광호 신부(성 베네딕도회)다. 21세기에는 생명문화운동이 실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신부는 『무엇보다 구호를 내건 외침이 아니라 실천적인 문화운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조신부는 『앞으로의 문화는 대화의 차원이 아닌 연대(Solidarity) 차원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신부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교회문화의 한계는 「소수집단」, 「동아리」, 「끼리끼리」 집단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지엽적인 소수집단의 틀을 벗어나는 것 뿐 아니라 교구, 본당, 수도회 등 소속집단의 한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한줄기 문화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조신부는 『그간 세대차, 빈부차, 진보와 보수의 격차를 넘어서 선의의 정신으로 필요한 것을 나누지 못한 게 우리 교회문화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개개인의 정보공유와 나눔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조신부가 전개하는 문화실천운동은 총체적이다. 영성적인 면과 신앙교육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문화실천운동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은 가톨릭교회의 전통성을 인식시키는 것. 비신자, 타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꼭 이뤄지는 것은 전례다.
이 때 무엇보다 내면세계를 일깨워주는 전례가 필요하다는 조신부는 『문화의 전통성, 창조성, 고유성을 교회정신 안에서 실천해야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조신부가 전개하는 리부스 영성·문화운동의 특징은 자발적이며 참가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것.
「오시오」가 아니라 '와서 보시오'를 깨닫게 하는 조신부는 자발적인 참여의식이 앞설 때, 새로운 문화양식에 대한 수용 또한 적극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조신부는 문화복음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목자들이 폭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선 본당사목자들이 연대의식을 갖고 본당의 한계를 넘어설 때 보편적인 교회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화의 고유성을 현 시대의 눈으로 읽고 해석하는 것이 토착화라고 말하는 조신부는 『문화가 복음화되고 복음이 문화화될 때 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잡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리부스 영성·문화운동」으로 문화실천운동을 체험한 이들은 교회문화 확산을 위해 「들꽃회」를 결성, 내년 5월 바자회와 심포지엄 등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의 문화공간 건립을 위해 현재 뜻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문화실천운동이 제삼천년기 미래 선교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한 조신부는 문 화복음화의 실천을 거듭 강조하며 말한다.
『문화란 음악, 미술이 전부가 아닙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과 정신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연대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우리 모두가 원하는 교회문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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