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70·정혜 엘리사벳)가 제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하고 10월 12일 오후 4시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황순원문학상은 지난해 타계한 소설가 황순원 선생을 기려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에서 제정한 상으로 박씨는 그 첫번째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올해 「현대문학」 2월호에 발표했던 단편소설 「그리움을 위하여」(중앙M&B/370쪽/8500원) 노년의 두 사촌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움의 생성을 거쳐 서사의 죽음이라는 현대적 질병으로부터 치유되는 작가의 체험을 그리고 있다.
작중 화자인 「나」는 유복한 노년을 살아간다. 자식들은 모두 잘 장성했고 모실 어른들도 모두 떠났으며 일생의 상전이던 남편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겉보기에 풍요한 이 상황은 사실은 『그 동안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최근 삶을 요약하듯 그리움, 즉 「서사」가 죽은 잿빛 공간이다. 하지만 그러던 중 가난한 수다쟁이 사촌동생이 「나」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사촌은 그 나이에 배를 부리는 늙은 어부와 살림을 차린다. 하인 역할을 하던 사촌의 이탈에 노여워하던 「나」는 결국 사촌의 재혼을 이해하고 그와 화해하면서 사촌으로부터「그리움」을 회복한다.
수상작을 비롯해 최종후보작에 올랐던 총10편의 작품이 한권으로 묶어져 시상식에 앞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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