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는 섬뜩한(?) 인상이 그야말로 「주먹」을 연상케 하지만, 화면 밖에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영화배우 김철수(레오·31·서울 신수동본당)씨를 만났다.
지난 95년부터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김씨는 이름보다 얼굴이 더 잘 알려진 배우. 영화팬들이 그를 기억하는 데에는 시원스런 빡빡머리도 한몫 했지만 데뷔 이후 꽤 많은 한국영화 구석구석을 장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교도소 월드컵」「약속“「반칙왕」「체인지」「깡패수업」「똑바로 살아라」등등 제법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에 출연해왔다. 여태껏 대사 한마디 없거나 연기력을 과시해보지 못한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근래 들어 김씨만큼 지속적으로 유명세를 탄 영화에 출연한 이도 드물다. 비록 단역이지만 영화감독들은 「깡패」하면 배우 「김철수」를 떠올렸고, 덕분에 그간 조직폭력배, 특수절도범, 깡패, 폭주족 등 무시무시한 역할을 수없이 맡아왔다.
험상궂은 역할이 싫을 법도 한데 김씨가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는 다름 아닌 「양아치」다. 주어지는 모든 역할을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로버트 드니로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단다. 연기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다』며 웃음을 짓지만 겸손하고 솔직한,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보다 노련함이 생겼다는 김씨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고교시절 연극반 활동 영향이 컸다. 연극을 배우면서 연기에 대해 남다른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당시 연극반 선생님께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가 영화인이 된 데에 큰 역할을 한 또다른 이는 바로 하느님. 어릴적부터 믿어온 신앙 때문인지 단역의 설움으로 영화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를 오늘까지 이끌어준 것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하느님께서 이뤄주실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아세례를 받았던 김씨는 고등학교 땐 청년 레지오 활동도 했다. 김씨의 부모님은 아직까지도 성당 일이라면 두팔 걷고 활동하고 있고, 매일 성서공부를 하는 그의 아버지는 김씨의 신앙이 게을러질 때 뒤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나 다름없단다. 부모님의 굳건한 신앙이 늘 큰 나무처럼 그를 지켜준다는 김씨는 연기 잘하는 유명한 배우가 돼서 은혜를 갚고 싶단다.
그간 「김철수」를 확실히 알려주지 못했다는 김씨는 앞으론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그를 알리겠다고 다짐한다.
『조연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면서 자리매김을 해야합니다. 늘 배우는 마음가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 배우보다 영화를 꽉 채우는 조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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