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세미나는 교구 시노드 개최 방법, 시노드 역사, 그리고 시노드 진행과정과 후속절차 등을 상세하게 알려줌으로써 시노드가 왜 중요하고 전 교구민이 함께 시노드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한영만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회법 교수), 장동하 신부(가톨릭대학교 교회사 교수), 곽성민 신부(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장)의 발표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 1주제 : ‘교구 대의원회의 개념에 관한 교회 규범’ - 한영만 신부
교구장만이 대의원회의 소집 가능
▲ 한영만 신부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구장 주교가 그것을 개최하려면 교구의 상황이 개최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이 내려질 때 사제평의회 의견을 듣고 난 후 소집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의 참여
교구 대의원회의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관한 교회법 규정은 제463조이다.
1917년 교회법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한 차이점은 평신도들의 참여라고 볼 수 있다. 교구 대의원회의에 평신도가 참여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도록 불린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가 갖는 책임성 이행의 특별한 방법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지되어야 할 것은 교구 일치를 위한 가시적 원리와 기초는 교구장 주교이며 교구를 대표하는 것도 오직 교구장 주교라는 사실과 함께 그는 자기 교구 내에서 사목 임무 수행에 필요한 일체의 고유한 직접적인 직권을 소유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교구 대의원회의 의원들은 교구장 주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거기에 불린 것이다. 이것은 대의원들이 상정한 의견을 받아들이느냐 않느냐의 결정권은 교구장 주교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교구 대의원회의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그 직무상 대의원으로서 소집되고 참석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과 선출된 이들, 그리고 교구장 주교의 자유로운 임명에 의해 소집될 수 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는 교회 일치 차원에서 참관인 자격으로 초대되는 사람들이다. 교회법 제463조 1항에 언급된 대의원으로서 교구 대의원회의에 소집되는 사람들은 참석할 의무를 가진다.
친교의 실현
교구 대의원회의에서 교구장 주교는 유일한 입법자로서 대의원회의의 선언이나 교령에 서명하고, 그의 권위로 그것을 법으로 공포할 권한을 갖는다.
교회법 제391조에 따르면 교구장 주교는 자기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에서 입법권과 집행권과 사법권을 가지며 입법권한은 자신이 직접 행사한다. 따라서 교구 대의원회의에서 유일한 입법자인 교구장 주교의 서명이 없는 교령이나 선언은 그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여 불법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교구 대의원회의는 교구장 주교의 통치행위인 동시에 친교 그 자체의 실현이다. 교구 대의원회의는 어디까지나 자기에게 맡겨진 교구 내에서 사목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부여받은 교구장 주교에게 도움을 주는 자문 기구로서 그 목적은 교구 공동체 전체의 선익을 지향하는 기구인 것이다.
그리고 교구 대의원회의가 소집되고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그 결정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교구 내부 조직에 있어서 상설 기구들인 교구 사목평의회와 사제평의회 기능을 한껏 활용해야 할 것이다.
■ 2주제 : ‘한국교회 교구 시노드의 역사와 평가’ - 장동하 신부
미래교회의 조직적 행동 준거돼
하느님 백성의 전체 회의
▲ 장동하 신부
중국 사천 시노드(1803년 9월 2, 5, 9일)는 정식 교계 제도를 갖춘 교구가 하나도 없었던 시절 극동 아시아에서 개최된 최초의 시노드였다.
교황청 포교성성의 인준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아시아 교회에서 활동하는 모든 성직자와 선교사들이 반드시 지켜야 될 규범으로 선포한 바와 같이 사천 시노드에서의 결정 내용들은 아시아 지역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천 시노드의 교령은 한국 교회에 있어서도 중요한 규범으로 확인되었고, 현재까지 모두 네 차례의 시노드가 개최됨에 있어 제일 원천으로 작
용하였던 것이다.
한국 최초의 시노드
다음으로 조선교구 제1차 시노드(1857년 3월 26~28일)는 한국 최초의 시노드라는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또한 한국 교회 최초로 신자와 성직자들이 지켜야 할 공통의 지침을 마련하였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지침은 미래의 한국 교회가 조직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이 근거에 입각하여 한국에서의 선교 정책의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한국 교회의 고유한 제도로까지 정착한 회장 제도가 틀을 갖추어 나갈 수 있었다.
조선교구 제2차 시노드(1868년 11월 21일~12월 8일)는 지속적이고 철저한 박해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에 개최되었다. 당시 선교사들이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조선으로의 입국을 모색하고, 무너진 교회 조직을 재건하고자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개최된 시노드였다.
조선교구 파견 선교사들은 과거의 선교 방식과 사목 생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당시의 현실적인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하고 분석하면서, 미래의 계획을 수립해 나갔다. 제2차 시노드 대회를 통해 선임자들의 선교 전통이 이어지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선교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디딤돌이 놓여진 것이다.
조선교구 제3차 시노드(1884년 9월 초순)는 1857년과 1868년에 이루어진 두 차례의 시노드에서 결정되고 거론되었던 내용들을 집대성한 시노드였다.
특히 블랑 주교는 시노드를 통해 성직자들 사이의 동료애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일체감과 동료애를 바탕으로 새로이 열린 문호개방 시대에 걸맞는 선교 문제들을 토의하여 공통의 선교 정책을 수립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시노드에서 다루어졌던 문제들과 제3차 시노드에서 다루어진 문제들을 집대성하여 비로소 한국 교회 최초의 규정집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이 규정집이 바로 한국 교회의 전통 안에 서 있는 것임을 분명히 드러내었다.
‘서울교구 지도서’로 집대성
서울교구 제4차 시노드(1922년 5월)는 조선교구의 모든 것을 계승한 가운데 1917년 교회법에 따라 개최되었다.
선교사들의 자유로운 선교 활동과 종교 자유의 공인, 일본에 의한 강제적 합방, 성직자와 신앙인 그리고 공동체의 증가 등으로 이전의 교회 상황과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887년 제정 공포된 지침서가 개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이미 대두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서울교구 지도서'는 그 동안 조선교구가 제정하였던 여러 규범과 전통, 관습과 제도 등을 집대성하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이 시노드는 앞으로 교구에서 중심 정책으로 실천할 과제도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 3주제 : ‘시노드의 의견 수렴과 의제 선정’ - 곽성민 신부
복음화 이루는 쇄신의 진정한 기회
전 신자 대상 의견 수렴
▲ 곽성민 신부
지난 2001년 5∼6월 사이에 실시된 이 의견 수렴은 서울대교구의 모든 하느님 백성 즉 성직자, 수도자, 일반 신자가 참여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한 점에서 의미 있는 '듣는 마당'이었다.
시노드 진행과정
1) 의제 선정
포커스그룹과 연구위원단이 의견 수렴 결과 평가를 바탕으로 하여 제안한 의제들을 연구위원단 위원장들이 종합하여 의제 선정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를 중앙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심의 정리하여 교구장에게 건의한다. 교구장은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중앙위원회에서 마련한 의제 선정 제안서를 검토하여 의제를 선정한다.
2) 의제별 위원회 구성
교구장에 의해 의제가 확정되면 중앙위원회는 확정된 의제에 따라 연구위원단의 도움을 받아 '의제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 조직과 참여자를 결정한다.
의제별 위원회는 해당 의제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와 경력자 중에서 신앙과 열정을 겸비하고 하느님 백성 전체를 고루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한다.
3) 의안 작성
의제별 위원회는 본회의에 상정될 의안을 작성한다. 의안은 가톨릭 교회의 보편 가르침과 규범에 근거하여 현실 진단 결과 및 문제점, 다양한 해결 방안, 실천 방안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누구나 쉽게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의안 작성 과정에 필요하다면 의제별로 필요한 조사 활동을 하도록 한다.
작성된 의안 초안은 먼저 의제별 위원회가 전체 회의의 결의를 거쳐 중앙위원회에 제출한다. 중앙위원회는 이를 검토하여 심의한 다음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교구장에게 건의한다.
4) 본회의 대의원 구성
의안 초안이 작성되면 본회의에서 활동할 대의원들을 선임하게 된다.
교구장은 "교구 시노드에 관한 훈령"에서 밝힌 대로 '확고한 신앙을 갖고 덕망과 신중성이 뛰어난' 사람들 중에서 하느님 백성 전체를 골고루 대표할 수 있도록 대의원을 선임토록 한다. 대의원으로 선임된 교우들은 본회의에 임하기 전에 의안에 대해 충분히 연구해야 한다.
5) 본회의 단계
시노드 의안이 작성되면 성대한 시노드 개막식을 선포하고 대의원들을 소집하여 본격적인 의안 심의 및 표결에 들어간다. 대의원들은 필요에 따라 여러 차례의 회의를 통해 의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하고 수정, 보완 작업에 참여한 다음 마지막으로 투표를 하여 최종안을 확정한다.
6) 교구장의 인준 및 선포
최종안이 확정되면 교구장은 최종안과 그 이전의 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서명, 인준하고 선포한다.
7) 후속 단계
교구장이 공포한 최종안은 공식 문헌으로서의 효력을 지니게 되고 이 문헌을 바탕으로 이후 교구의 사목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게 된다.
시노드가 단지 공허한 말이나 문헌으로 그치지 않고 교회의 복음화를 이루는 진정한 쇄신의 기회가 되는 것은 이 실천 단계를 통해서이다.
본회의에서 공포된 문헌을 바탕으로 치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시노드의 결정 사항들은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