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왕국 왕들이 자멸의 길을 걸어 결국 예루살렘을 멸망으로 몰고 가는 이 시점에서 가장 악명 높았던 므나쎄왕의 죄악상과 야훼신앙의 큰 역할을 한 히즈키야와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모세 율법 가장 잘 지켜
히즈키야는 「야훼의 힘」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왕답게 신당을 철거하고 석상을 부수고 목상을 찍어버리는 등 우상 숭배를 근절하고 야훼께 충성하여 모세의 율법을 지킨 가장 훌륭한 왕으로 평가된다.
히즈키야 왕은 야훼의 눈에 든 임금인 만큼 특별히 장황하게 그 업적이 보고된다(18~20장). 사마리아의 함락(18, 9~12)이 삽입된 것 외에는 모두 히즈키야 왕의 업적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술되었다. 그의 바른 정치는 2역대기 29~31장에서 추가되어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히즈키야의 병고침(20, 1~11) 설화는 이사야 전승에 속하는 이사야 38, 1~8과 21~22절의 구절과 병행한다.
또한 히즈키야의 병고침 이야기에서 의로운 자의 기도는 하느님의 계획도 바꿀 만큼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상숭배의 생활
21장 전체는 므나쎄와 아몬왕의 종교적인 죄악상을 열거한다.
므나쎄(687~642)는 히즈키야의 종교개혁을 무시하고 온갖 우상숭배에 빠진다. 그의 집권기간이 55년이나 되었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아시리아에 굴복하여 조공을 바치며 정권을 오래 유지했으리라 추측된다. 아몬(642~640) 역시 부왕 므나쎄의 전철을 밟는다(21, 9~26).
요시아의 종교개혁
요시아 임금은 외세로부터의 정치적 독립 운동과 신명기 정신에 입각한 종교개혁을 주도하였다. 그의 종교개혁은 성전에서 발견된 율법 책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모든 우상숭배의 요소를 없애고 야훼 종교의 중앙집권화를 이룬 것이 핵심 요소이다.
요시아가 대대적인 종교개혁을 효과적으로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정치적 판도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때 아시리아의 힘은 극도로 쇠약하여 나보폴랏살이 아시리아로부터 독립하여 신바빌론을 건설하였고, 메대족속도 아시리아를 위협하는 위성국가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요시아 왕은 종교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국가 재건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이때 아시리아에 이미 합병된 북쪽 이스라엘의 사마리아, 베델 등의 성소에서도 아세라 상을 파괴시킬 수 있었다. 이는 북왕국의 영토가 사실상 요시아의 영향권으로 넘어 왔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세계 정치적 판도에 따라 팔레스티나의 운명도 풍전등화의 형국이 되어 갔으니 메데와 바빌론의 연합군이 기원전 612년 아시리아의 니느웨를 멸망시키고 에집트 시리아 팔레스티나에 대한 통치권을 둘러싸고 전쟁이 치열하게 되었다. 이 전투에서 아시리아를 도우러 가는 에집트의 느고에게 요시아왕은 므기또에서 전사하게 된다.
유배로 끝맺어(24-25장)
여호야킴 왕이 바빌론에 조공을 바치다가 불응하자 참변을 당하고 뒤를 이은 여호야긴 왕이 지식층과 함께 기원전 598년 1차 유배의 길을 밟는다.
그리고 마지막 왕인 시드키야의 2차에 걸친 유배의 참변을 끝으로 400여년간 20명의 왕들이 다스리던 다윗 왕조는 화려했던 옛 성전을 그리면서 망국의 회한에 빠졌다.
이제 머나먼 이국 바빌론 강가에 앉아 왜 이와 같은 처참한 시련을 우리가 겪는지 반성하여 낳은 것이 지금까지 보아온 왕들의 전승사로 이제 그 장도의 막을 내린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협하는 유배와 같은 처절한 시련 앞에서 나의 태도는 좌절인가 아니면 불충실한 나의 생활의 결과임을 고백하면서 우리의 스승이요, 길잡이신(이사야 48장 17절) 야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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