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CNS】전 세계에서 250여명의 주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세계 주교대의원회의 제10차 정기총회가 10월 2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한 폐막미사로 막을 내렸다.
9월 29일부터 한 달간 일정으로 열린 이번 총회를 마친 후 주교들은 최종 담화문을 통해 주교가 어떻게 자신의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소외 받는 이들과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주교들은 10월 26일 발표한 담화에서 폭력과 불의로 점철돼 있는 오늘날 세계 안에서 희망의 목소리가 되고 교회 안에서 친교와 일치를 이뤄내는 거룩한 인물로서의 주교의 직무에 대해서 강조했다.
담화는 특히 전 세계의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호소로 끝을 맺으며 『언론의 관심대상도 되지 않고 기근과 의약품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는 우리 형제 자매들을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5쪽으로 된 담화는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각 국 주교들의 연설과 언어권별 그룹토의의 결과를 집약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그 외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제출할 67개항의 건의서를 작성했으나 이 문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담화는 악의 세력이 종종 승리하는 듯하지만 신앙의 눈으로 볼 때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오늘날 주교들은 복음이 안고 있는 희망을 고통받고 불의에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주교들 자신이 세계의 「집단적 비극」에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고 권고하고 테러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오늘날 세계에 만연해 있는 윤리적 무질서를 넘어서고 무려 12억의 인구가 하루에 단돈 1달러로 연명하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깨뜨릴 수 있는 도덕적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이어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은 오늘날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강조돼야 한다며 이는 특히 굶주림, 가난, 난민, 이민, 질병, 그리고 마약 거래나 포르노물, 여성 학대, 폭력적인 개종 등이 만연한 세계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또 현대의 주교들은 다만 거룩해서만은 안되며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적 가난」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는 가난한 이들이 교회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화는 『우리 형제자매들 앞에서 가난해져야 한다』며 『이러한 생활 방식은 사람들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주교는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요 형제』라고 말했다.
담화는 또 『필요하다면 주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청을 높이는데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그들의 권리가 존중되고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란치 교구의 텔레스포 토포 대주교는 2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는 「조용한 혁명」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개막미사에서 지적한 것을 인용해 주교는 예수와 같이 가난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포 대주교는 『이번 총회는 주교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했다』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며 자신을 비우는 가난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총회가 특별히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아시아 대륙에 관해 예언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것이 되지 않고, 주교가 가난한 이들의 친구요 아버지가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이번 회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화는 말미의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전하는 호소에서 전 세계적 불평등 상황이 지속되는 한 이는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특별히 교황이 자주 언급한 외채 탕감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담화는 주교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주교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하며 신앙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못된 가르침에 대해서는 반드시 경고를 주어야 하며 그리스도를 무위로 돌리려는 어떤 시도나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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