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CNS】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최근 가톨릭 교회가 중국에 행한 역사적 과오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하고 용서를 청하는 입장을 표시함으로써 교황청과 중국간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
교황은 10월 24일 로마에서 열린 마태오 리치 북경 도착 40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담화를 통해 『과거의 잘못과 한계들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이같은 잘못이 중국 국민과 문화에 대해 존경심이 부족하고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준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중국과 교황청의 관계 정상화는 분명히 인류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수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표시했다. 교황은 『모든 중국 국민들에 대한 우정을 새롭게 한다』며 『교황청과 중국간의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이 머지 않은 시일 안에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중국 황실과 리치 신부간에 존재했던 상호 존중과 나눔의 가치가 오늘날 교황청과 중국 관계에서도 새롭게 적용되고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리치 신부는 1601년부터 1610년까지 북경에 거주하면서 중국의 지도자들과 서양 과학과 가톨릭 신앙을 나누고 중국의 문화와 과학을 배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리치 신부의 위업은 두 가지 기둥 위에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하나는 그리스도교를 신봉하는 중국인이 자신의 조국에 대한 충성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교가 결코 중국 문화를 대치하려고 하지 않고 중국 고대 전통으로부터 물려 받은 모든 아름다움과 선, 정의와 거룩함을 보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교황은 따라서 리치 신부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도 "가톨릭교회는 중국이나 중국의 지도자들로부터 어떤 특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깊은 이해에 바탕을 둔 관계를 건설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 대해 2명의 홍콩 주교들은 교황의 열린 자세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교황청과 중국의 수교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홍콩 보좌주교 조셉 첸 체키엔 주교는 중국 당국이 여전히 중국 본토의 종교들을 억압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교황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를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존 통 혼 주교는 교황의 사과가 대화에 있어 희망적인 전망을 던져주었지만 이번 사과가 관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산하 피데스는 대만 카오슝 교구의 폴 샨 쿠오시 추기경의 말을 인용해 공산당이 중국 권력에 있는 한 수교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는 중국 외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교황청과의 수교는 우선 대만과의 외교 관계 단절, 그리고 교황청의 중국 내정 간섭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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