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의 확산과 전자책의 등장이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 교회 출판사들은 꾸준하게 각 출판사의 특성을 살려 신자들에게 좋은 책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교회 안의 메이저급(?) 출판사들은 10여개로 우선 각종 교회 문헌들을 공식적으로 펴내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성바오로, 바오로딸, 분도출판사, 그리고 한국 천주교 출판 역사의 산 증인인 가톨릭출판사가 있다.
또 성서 잡지를 펴내면서 성서와 관련된 단행본들을 펴내는 성서와 함께, 생활성서사가 있다. 여기에 가톨릭신문사도 제외할 수 없고, 평신도가 운영하는 기쁜소식 등 크고 작은 출판사들이 있다.
이들 출판사들이 펴내는 책들은 비교적 그 특성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우선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펴내는 출판물들은 성격상 교회의 공식 문헌들이 많다. 기도서, 전례서, 성서나 교회법 등 신앙생활의 기반이 되는 안내서들로 특성상 정확하고 공신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황 회칙, 교서나 교황청 각 부서에서 발표하는 지침이나 메시지 등도 꼼꼼한 번역 작업을 거쳐 발표되고 매월 경향잡지와 사목이 발간된다.
정기 간행물로는 회보, 영자 뉴스레터, 매일미사 등이 있고 매년 연감, 주소록, 교세통계표, 전화번호부 등이 있다. 이런 문헌들은 특히 한국교회의 공식적인 자료와 통계로서의 무게를 지닌다. 최근 눈에 띄는 것으로는 새 번역 성서이다.
성바오로와 바오로딸은 각각 남녀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운영한다. 두 출판사는 출판물이나 운영에서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는데 출판에서부터 레코드, 비디오, 영상 프로그램 공급까지 종합적인 홍보 매체 사도직을 펼치고 있다.
두 출판사가 펴낸 책들 중에는 신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들, 즉 기도와 묵상서, 영성서, 우화와 수기, 동화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 때로는 다소 무게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러한 대중성 자체가 성 바오로 수도회의 기본적인 특성이며 실제로 신자들의 교회 서적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출판 문화 진흥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신학적 교양을 담고 있는 기획물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무게'에 관한 한 분도출판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분도는 한국출판계에서 그 권위를 인정 받고도 남음이 있는데 특히 신학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분도의 책들은 일관되게 신학 전문서로 대표된다. 성서학, 교의신학, 윤리신학, 종교학 등 신학과 철학의 전 분야를 망라해 전문적인 신학서들을 펴내고 있다. 저자에 있어서도 가톨릭 뿐만 아니라 타종교 저자들에게도 폭넓게 열려 있다.
분도의 저력은 특히 기획물에서 두드러진다. 200주년 신약성서 주석판을 비롯해 신학총서시리즈, 교부문헌총서, 아시아 신학총서, 사목총서, 종교학시리즈, 종교신학연구집 등 주옥같은 학문적 성과들을 기록해왔다. 최근에는 기존에 출간해온 신학총서를 체계화하고 제삼천년기 신학의 전망을 제시하는 신학텍스트 총서를 기획 발간, 그 첫 번째 책이 나왔다.
가톨릭출판사는 1886년 설립 100년을 훌쩍 넘긴 전통과 경륜의 출판사로 한국 천주교 출판계의 산 증인이다. 유구한 역사가 종종 진부함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가톨릭출판사는 끊임없는 변신으로 젊어지고 있다.
책들만으로 볼 때 위의 다른 출판사들처럼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자생활과 교회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출판물들은 신자들에게 적지 않은 자양분을 제공한다. 전통을 통해 워낙 탄탄하게 다져진 내실을 바탕으로 각종 문화사업에도 적극 관심을 갖고 있다.
생활성서와 성서와 함께는 모두 월간 성서 잡지를 펴내면서 성서 관련 단행본 출간에도 점점 비중을 싣고 있다. 생활성서는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성서의 가르침을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지 편집이나 책 출간이 이뤄지고 있으며 성서와 함께는 보다 전문적인 성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쁜소식은 평신도가 운영하는 출판사로서는 드물게 정기적이고 꾸준하게 성서 교재와 신자 재교육 관련서들을 펴내고 있다. 세워진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교회 출판사로서의 몫을 다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교회 안에는 크고 작은 출판사들이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출판사에서 펴내는 출판물들은 한국교회의 지적 성장에 기여해왔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전체적인 출판계의 불황과 함께 고군분투 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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