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국장=곽성민 신부)은 그동안 시노드 의제 선정을 위해 올 5~6월에 걸쳐 교구 내 모든 성직자, 신학생, 수도자, 일반신자를 대상으로 「시노드에서 다룰 의제 선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서울대교구가 이번에 확정한 시노드 의제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청소년·청년 ▲선교·교육 ▲교회 운영(교구 및 본당) ▲사회 복음화 등 총 7가지 영역이다.
평신도
서울 시노드 준비위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평신도 상을 근거로 한국의 상황에서 평신도들의 역할과 사명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평신도를 의제로 선정했다.
특히 평신도가 구성원인 가정과 여성, 노인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다룰 것을 희망하고 있다. 가정, 여성, 노인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데 시노드 준비위원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향후 평신도 영역에서 다루게 될 주요 내용은 평신도 정체성 확립,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 평신도 지도자 양성, 교회 내 여성의 위치와 역할, 가정 사목 활성화 등이다.
수도자
전 신자 의견 수렴의 경우 수도자에 관한 제안은 많지 않았으나, 수도자 포커스 그룹에서는 성직자 뿐만 아니라 수도자도 신원과 역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위원단은 교회 구성원인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의 신원과 역할이 개인의 복음화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제안했고, 준비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여 수도자를 독립된 의제로 선정하게 됐다.
특히 한국 교회안에서 수도자는 지금까지 본당 내에 상주하면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본당 사목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시노드에서 수도자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조명과 더불어 수도회 고유의 카리스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번 시노드에서는 주로 수도자의 정체성, 수도자의 역할과 사명, 교구와 관련된 사도직 문제, 수도자의 양성과 교육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성직자
전 신자 대상 의견수렴 결과 가장 우선적으로 시노드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 성직자 문제였다. 성직자는 교회의 중추로서 교회의 많은 문제들이 성직자에게로 귀결된다. 따라서 성직자 문제를 다루지 않고는 다른 어떤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의견 수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성직자 자신은 물론 신학생, 수도자 측에서 성직자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일반 신자들은 전례와 성사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지만, 그것 또한 성직자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실정이다.
시노드 준비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의 문제를 솔직하게 토의하면서 바람직한 지도자 상을 정립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시노드에서는 주로 성직자의 정체성, 성직자의 직무(전례, 성사 포함), 성직자의 생활, 성직자의 대인 관계, 성직자 양성 등을 다룰 예정이다.
▲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시노드 의제 선정 확인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청소년·청년 문제도 의견 수렴에서 지배적으로 나온 문제다. 특히 교회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주요 의제임에 틀림없다. 현재 우리 교회의 청소년 사목은 스스로 교회에 찾아온 성실한 학생들을 모아 주일학교에서 교육하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주일학교 외의 영역에서, 더욱이 공교육이 무너지는 사회 현실 속에서 일탈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 교회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는 모두가 중요하고도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청소년·청년과 관련해서는 주일학교에 관련된 제반문제, 청소년·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한국 청소년 현실 식별을 통한 사회 속에서의 교회 역할 제시 등을 조명하게 된다.
선교·교육
의견 수렴 결과에 따르면 선교·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은 각 계층에서 고루 중요한 문제로 제기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주로 신자 재교육 및 쉬는 신자 대책에 관한 것이었다.
교회 전체가 본성상 선교적이고 또한 복음 전파 사업은 하느님 백성의 기본적 직무로 여겨져야 하는 만큼, 모든 신자들은 각자의 책임을 깨닫고 선교 사업 활동에서 자기 몫을 담당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선교·교육 의제로 채택하게 됐다. 이번 시노드에서는 선교 활성화 방안, 신자 재교육, 예비신자 교육의 방법 및 활성화 방안, 쉬는 신자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교회 운영(교구 및 본당)
지난해 6월 사제 성화의 날에 실시한 성직자 의견 수렴 결과 교구 운영과 관련해 교구청이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성직자들의 높은 관심은 성직자 대상 의견 수렴 결과에서 교구 운영에 관한 제안이 1위를 차지하면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일반 신자는 교구 운영보다는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본당 운영의 측면에서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위원단 위원장 회의에서는 각 연구위원회의 의제 선정 제안을 종합하면서 교구 운영과 본당 운영을 교회 운영으로 통합해 의제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다루게 될 주요 내용으로는 교회의 정체성, 교구 조직과 관련된 교구 주체들(주교, 성직자, 수도자, 신자)의 지위와 역할, 교구 운영 시스템(교구, 지역, 지구, 본당, 공소)의 역할과 기능, 교구 인사·재정, 본당 조직과 관련된 본당 주체들(주임신부, 보좌신부, 수도자, 평신도)의 지위와 역할, 본당 운영 시스템(본당-소공동체, 구역/반)의 역할과 기능, 사목협의회, 본당 재정, 신심·봉사 제단체 관리, 소공동체 등이다.
사회 복음화
지난번 의견 수렴에서 제안된 내용은 사회 사목에 대한 관심과 노력, 사회 복지 사목 활성화, 환경 사목, 생명윤리 문제, 사회정의 실현, 교회의 적극적인 지역사회 참여, 가난한 이와 함께 하는 교회, 북한선교를 위한 노력 등이었다.
이 결과에 따르면 가난한 이와 함께 하는 교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에 관한 내용이 많이 언급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의 사회가 우리에게 도전하는 문제에 대한 성찰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목과 가난한 이에게 열려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한 대책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할 수 있다.
앞으로 사회복지, 사회정의, 민족 화해, 생명, 문화, 환경 등이 사회복음화와 관련해 시노드에서 다뤄질 주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