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깊이」를 두루 갖춘 책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부산 광안본당 주임 염봉덕 신부가 번역 발간한 「그리스토퍼의 하루에 3분 묵상」(가톨릭출판사/7000원)은 그런 점에서 독자들에겐 보석과도 같은 값어치를 지닌다.
「하루에 3분 묵상」의 최대 장점은 우리가 일상(日常)에서 쉽게, 또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택해 교회 구성원 누구나가, 나아가 신자 비신자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 수록된 풍부한 예화들은 지은이 제임스 켈러 신부의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짐작케 한다. 그 예화들 속에 반짝이고 있는 작가의 진지하면서도 예리한 통찰력은 이 책이 35년간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남음이 있다.
이 묵상시리즈는 지난 1949년 이래 영어와 스페인어로 35권째 인기리에 출판되고 있으며, 그 주제들은 미국과 중남미 400개 이상의 라디오 방송국과 미국 전역의 92개 TV의 가톨릭 묵상시간에 정기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염신부는 「하루에 3분」 묵상시리즈 가운데 제26권에서 발췌한 250개의 주제를 두권에 나눠 실었다. 2권은 11월 중 출간될 예정. 26권은 특히 그리스토퍼출판사의 창설자인 제임스 켈러 신부가 직접 쓴 것으로 6권부터 10권까지의 내용들 중 가장 좋은 것들만 모았다. 따라서 염신부가 번역한 한국어판은 현지 묵상 시리즈 중 한국교회 현실에 맞게, 가장 핵심만 뽑아 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뉴욕 롱아일랜드 교포사목 시절 처음 이 책을 접했다는 염신부는 『지금까지 매일 아침 성무일도를 드리고 나서 이 책을 읽고 묵상하며 사제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글 말미에 주제에 부합하는 성서구절을 삽입해 묵상용으로 전체적인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 것도 돋보인다.
다양한 예화들과 일상의 소재들로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에 천착케 하고 하느님으로부터의 희망과 위로, 격려와 용기를 선사하는 이 책은 그래서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선물용으로, 묵상용으로 두루 두루 요긴한 책이 될 것이다.
염신부의 번역본은 오전 6시5분에 시작하는 평화방송 「이 아침에 평화를」 프로그램 1부 첫 순서인 「새 날의 양식」 코너에서 매일(일요일 제외) 한주제씩 낭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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