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기도 바치면서 반모임 시작하겠습니다. 다함께 자유기도를 바칩시다』
반장의 주도로 시작된 반모임은 성서를 봉독하며 마음에 와닿는 성서구절을 읽고 묵상하는 복음 나누기 7단계로 진행된다. 여느 반모임과 똑같은 방식으로 복음나누기를 이끌어가지만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점이 있다. 모임의 주인공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아닌 어린이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10여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성서말씀을 마음에 새기기에 여념이 없다. 서울 잠실5동본당(주임=김남원 신부) 어린이 반모임의 한 모습이다.
잠실5동본당은 어린이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5년 전부터 매달 첫째주 금요일 어린이 반모임을 실시, 날이 갈수록 본당공동체가 활기를 띠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남원 주임신부는 『소공동체 모임은 미래교회를 내다볼 때 아이들에게 더 중요하다』면서 『어린이 반모임을 통해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사목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어린이 소공동체 모임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잠실5동본당 어린이 반모임은 모두 10개반, 12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보통 10여명이 한 반을 이루며 모임 장소는 반원들의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각자의 집에서 마련하고 있다.
어린이 반모임을 통한 사목적 효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신앙생활은 물론이며 주일학교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구역, 반별로 모임을 갖다보니 같은 학년끼리 모이는 주일학교와 달리 저학년부터 고학년이 함께 하는 자리를 갖게 돼 아이들간 유대관계가 한층 더 강화됐다. 집집마다 한 자녀가 대부분인 요즘 반모임을 통해 아이들은 언니, 오빠, 동생들이 친형제처럼 지내면서 형제애를 나누며 몸소 배우고 있다.
어린이 반모임이 활성화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들은 성가정회(회장=남혜정) 어머니들. 매달 모임을 가질 때마다 아이들의 간식을 준비해주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늘 아이들 뒤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가정회 남혜정(카타리나) 회장은 『어린이 반모임은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성서도 읽고 친구들과 더욱 친해지는 자리가 되고 있다』면서 『반모임을 이끌어갈 다양한 교재와 방법들이 연구 개발된다면 우리 본당 뿐 아니라 더 많은 본당에서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로는 자연학습, 놀이모임으로 이끌어가는 어린이 반모임은 지난해부터 매년 한차례씩 각 반의 단합을 위해 장기자랑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9일 열렸던 성가정의 밤에서는 아이들이 성극 공연, 에어로빅, 합창 등 장기를 발표하고 엄마, 아빠들과 함께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신부는 『이기적이고 이웃과 단절된 아파트 문화 속에서 어린이 반모임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아이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이 작은 모임이 오늘날 인간다움을 가르쳐주는 열린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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