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기압소리, 「딱딱」무언가 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우르르 쾅쾅」 마루바닥 울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요란한 소리를 따라 다다른 곳에서는 대구 대건고등학교(교장=한팔룡) 검도부가 한창 연습 중이었다.
검은 도복에 호구를 쓴 학생들은 마치 TV,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멋진 자세를 취하며 「죽도」를 휘둘렀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을 연상케하는 장면들이었다.
지난 99년 창단한 대건고 검도부는 현재 교기로서 맹활약을 떨치고 있다.
제10회 전국 회장기고교검도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한데 이어, 제4회 대구대총장기 검도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또 11월 10일, 내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열린 대구대표 1차 평가전에서 우승을 해 2002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창단한지 3년만에 지역 여러 검도 명문고를 제치고 뛰어난 성적을 거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듯 대건고 검도부가 두각을 드러내는데는 지도를 맡은 방규건 선생의 노력이 컸다. 방선생은 2003년 열리는 제12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여자부 국가대표 감독으로 뽑힐 정도로 우수한 실력자. 매일 2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짝을 지어 연습을 하면서 기본 자세 하나부터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가르쳐준다.
방선생은 『스포츠는 즐기면 되는 것이지만, 검도인은 자기를 수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기술 위주보다는 무엇보다 인간적인 기본 소양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검도부를 학교의 명물로 만들기 위한 대건고의 지원과 관심도 한몫을 한다. 내년 가을쯤 교내에 검도전용경기장을 마련할 계획인데, 이 경기장은 일반학생들에게도 개방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검도를 시작했다는 곽동기(안드레아·고2·도원본당) 군은 『집중력도 생기고 매사에 신중해지는 등 지금은 진정한 검도의 맛을 조금씩 느껴간다』고 말했다.
검도를 배우기 위한 특활부도 있지만, 규율이 엄격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섣불리 학생들이 문을 두드리지 않는 검도부.
검술을 닦는 이들인 만큼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도 강하지만, 20명의 부원들은 친형제처럼 서로 아끼며 오늘도 한땀 한땀 노력을 모은다. 또다른 시작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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