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이 성서에 약하다는 말은 해묵은 이야기로 들린다. 한국교회 내에서도 이제 각종 성서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붐을 이루던 성서필사운동, 성서 이어쓰기 또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신자들이 성서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 결심한 것처럼 쉽게 되지 않는 성서공부, 어떻게 하면 될까?
성서공부에 앞서 전문가들은 성서의 말씀을 「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사중 독서와 복음, 각종 단체모임 때마다 접하게 되는 성서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미사를 마치고 나서 그 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기억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많다는 부끄러운 사실은 성서말씀에 얼마나 '무신경'한 지를 되살펴보게 하는 반증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성서학자들은 일정한 시간에 일정 분량의 성서를 읽는 습관을 우선 권한다. 물론 이때 성서는 문학작품이나 여느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르게 기도하고 묵상하는 마음자세로 읽어야 한다. 입 밖으로 소리내어 천천히 낭독하거나 필사를 하는 것도 꾸준히 읽는데 도움이 된다.
성서를 공부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올바른 이해와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일인 만큼 성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성서를 파악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성서입문서를 읽거나 입문과정 강의를 통해 성서의 형성과정, 성서 해석방법, 성서의 시대상과 사회상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깊은 성찰과 묵상을 통해 성서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은 성서공부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성서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삶의 근본으로,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연결되지 않는 성서읽기는 소용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내게 성서의 언어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혼자서 하는 성서공부는 포기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자칫 성서의 깊이와 넓이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어려울 수도 있다. 본당이나 교구에서 진행되는 여러 성서모임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교육받는 것이 초심자들에게는 가장 손쉽고도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본당에서 실시되는 성서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본 뒤 각종 성서모임을 비교해 본인에게 알맞은 모임을 선택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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