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몇번을 웃으셨다고 나올까요』
대구가톨릭대 국문과 김동소(야고보·58·지산본당) 교수가 던진 질문이다.
「예수님께서 웃으신 적이 있는가?」하는 생각에 주저주저 하고 있을 때, 김교수는 『예수님께서 웃으셨다는 이야기는 성서에 없습니다』하고 명쾌하게 답변했다.
『웃으시는 대신 한번은 예수살렘성을 바라보며, 또 한번은 나자로가 죽었을 때 두번 우셨다고 나오지요』
이같은 성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김동소 교수가 40년 가까이 세계 각국의 성서를 모아온 성서수집가라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이해가 된다. 현재 김교수는 600여권의 성서를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 각기 다른 언어로만 400여종 가까이 된다.
김교수가 성서에 관심을 갖기까지는 아버지 고 김영보(아우구스티노)씨의 영향이 컸다.
『성서에 관심이 많던 아버지께서 늘 성서를 가까이하라는 얘기를 자주 하셨어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성서읽기가 생활화된 것 같습니다』
김교수는 대학시절부터 영어, 독어, 일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서성서를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비교언어학을 전공하는데,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말로 번역된 성서는 무엇보다 좋은 자료였다.
『현재 세계언어수는 6000여개인데, 2000년 말 집계를 보면 성서는 2263개 언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개신교 통계이기 때문에, 가톨릭성서 번역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많은 종류의 언어로 쓰인 성서가 있겠지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그 지역의 성서를 먼저 찾고, 또 여행 가는 이들에게 부탁해 세계 주요 언어를 비롯한 아메리카 인디언 성서, 아프리카 성서 등 각국의 성서를 모을 수 있었다.
특히 수집한 성서가운데 희귀본은 1840년에 러시아에서 찍은 몽골어 성서. 세계에 두권 밖에 없는 것으로 성서자료로 뿐만 아니라 19세기 중반 몽골어 자료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김교수는 『성서 이외의 것을 먼저 읽고, 중요시하는 경향들이 안타깝다』며 『일회적인 행사가 아닌 늘 성서를 가까이 두고 생활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소 교수는 수집한 성서를 연구해 「몽골어 구약성서」에 관해서 몇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만주어 마태오 복음서 연구」 등 다수의 연구집을 낸 바 있다. 이와 함께 대구지역에 가톨릭성서자료실이 마련된다면 그간 수집한 성서를 기증할 생각이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