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뱅크=CNS】이스라엘군이 무단으로 점거해 머물렀던 팔레스타인 관할 웨스트뱅크의 가톨릭 신자 집에서 한 군인이 쓴 사과편지가 발견됐다. 이 편지의 내용이 팔레스타인 전체에 알려져 반향이 일기도 했지만, 그 집에 감금돼 있던 가족들은 사죄편지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시작하는 편지는 모쉬라는 이스라엘 군인의 이름으로 돼 있다. 그는 편지에서 자신들은 평화를 바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자신들과 똑같은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 본다고 쓰고 있다. 또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 이곳에 관광객으로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아와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2주간 다락방에 감금돼 있다시피 했던 집주인 아부 아와드와 그의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부 아와드씨는 『우리는 2주간 감금당한 채 13명이 비좁은 다락방에서 기거했으며, 이스라엘 군은 탱크로 우리집 정원을 짓밟았다』고 말하면서 『편지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담고 있긴 하지만, 이것이 결코 유다인 전체의 사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다인에 대한 나쁜 감정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영토와 주권을 찾을 때에야 비로소 없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아들 또한 『내가 비록 회개의 기회와 가능성을 믿는 가톨릭 신자이긴 하지만 편지의 내용을 수긍할 수 없다』면서 『우리 동포들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죽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들의 사죄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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