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맞아 가톨릭 문화예술계 활동이 유난히 두드러진 한해였다. 뮤지컬, 그림전시, 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풍요로웠던 올 한해 성미술, 성음악, 생활성가 등 문화계 전 분야 총결산을 통해 저물어가는 한해를 짚어본다.
올해는 가톨릭미술인들의 꾸준한 활동은 물론 성미술에 대한 인식이 점차적으로 보편화, 대중화된 한해였다.
교회전용 갤러리로 마련된 평화화랑에서는 20여회의 전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미술인들의 전시에 이어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성미술강좌가 가톨릭대 교리신학원, 월간 들숨날숨 문화강좌, 방배동복지관, 평화화랑에서 마련됐다.
일반인들을 위한 이같은 강좌는 그간 소홀히해 온 성미술에 대해 신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교회미술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아울러 평화화랑에서 마련된 미술인들의 작품은 대부분 신앙을 표현한 작품으로서, 한국적인 성미술을 저변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또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SPC갤러리에서는 신자들의 생활 속에서 교회의 전례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성물을 제작, 발굴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미술계에서 기록될만 한 일은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맞아 지난 1949년 성모성년 기념 로마 국제 성미술 전람회 때 출품했던 월전 장우성 화백의 「순교자의 모후 3연작」이 국내에 잠깐 귀환, 절두산순교박물관에서 전시된 것이다.
이와함께 가톨릭대학교에서는 고(故) 탁희성 화백의 103위 순교성인사화 복사본을 전시해 순교 200주년을 기념했고, 조희성 화백의 순교사화가 대전과 서울에서 전시되기도 해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기념하고자 하는 현존작가들의 활동이 미미해 다수의 성미술품을 남기지 못했다.
한편 한국가톨릭미술의 텃밭을 만들어온 1세대 미술가인 고(故) 장발 선생과 운보 김기창 화백 등 미술계의 거인들이 선종해 교회는 물론 미술계에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거장들의 선종과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기념하면서 지난 100년간의 미술계의 활동을 기록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1세대 미술가들이 주옥같은 성미술품을 남겨왔지만 교회차원에서 체계적인 보존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가 미술관 건립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반 신자들의 성미술에 대한 관심과 토착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술계 관계자들은 신자들을 위한 문화적인 배려와 가톨릭 미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인 여건과 공간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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