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께서는 이스라엘과 계약 체결을 통해 인격적 관계를 맺으시고 지켜야 할 십계명을 주셨다. 이 십계명을 통하여 예언자들은 야훼께 대한 이스라엘의 의무와 이스라엘의 상호간에 이행해야 할 공동체적인 의무를 강조하였다. 우리는 예언자들이 전하는 십계명의 근본 메시지를 보고자 한다.
야훼께 대한 의무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정착하면서 농경 문화권에 맞는 풍산신 바알 숭배와 접촉하면서 종교적 위기를 맞게 되었고 예언자들은 이 종교적 대결에 전력을 다해 가담하면서 야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려 했다. 그것은 예언자들의 사명이었다.
예언자들의 활동은 야훼 신앙을 바알신 숭배와 바꿀 수도 있었던 위험에서 그 순수성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호세아 시대부터 「혼합종교」로 말미암아 바알신 숭배에 이용되어 오던 표상들과 종교의식들을 야훼 신앙에 끌어들여 그 위에 마치 겉옷처럼 씌워 입힐 수 있는 위험이었다.
이 무렵 유다 왕국은 이국신 숭배의 문제보다는 야훼를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이 문제였다. 종교 의식적으로는 야훼를 숭배하고 있었지만 현세적인 권력 수단과 국력에 더 의존하려 했던 것이다.
이사야는 이스라엘에 대한 야훼의 돌보심에 대해 인간이 야훼께 드려야 할 기본적인 응답은 야훼만을 의지하고 믿는 태도이며, 그것은 인간이 그분께 드릴 수 있는 으뜸가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응답임을 강조한다(7장 9절).
유다왕 므나쎄 때에는 남쪽 왕국에서도 이국신 숭배가 예루살렘의 성전에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스바니야(1장 14절), 예레미야(7장 13절) 그리고 에제키엘(8장 1~16절)까지 야훼의 기본 계명을 수호하기 위해 나서야 했다.
유배를 거치는 동안에야 비로소 야훼 신앙은 그 순수성을 되찾을 수 있었고 이어 이스라엘에서 그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엔 제2이사야가 크게 이바지했다. 그 후에도 약간의 우상숭배의 잔재들이 되살아났으나 예언 현상이 완전히 자취를 감출 무렵(BC 5C)에는 「야훼만」이라는 「유일신 신앙」이 마침내 그 목표를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달성하였다. 이국신, 잡신 숭배가 많았기에 야훼만을 공경하는 것이 첫째가는 하느님께 대한 의무였다.
인간 상호간의 의무
이스라엘은 야훼종교를 실천하는 길이 「수직적 차원」을 돌보고 가다듬는 데 있는 것으로 보았고 거기서만 그 길을 찾으려 했다. 예언자들은 야훼계시의 명분을 걸고 이러한 종교관과 종교실천을 철저하게 배격하면서 야훼 신앙에 있어서는 수평적 차원도 그 본질을 이루는 구성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초기의 좋은 실례는 나단 예언자다. 왕의 비행에 대해 야훼의 이름으로 죄를 나무라고 회개를 요구한 것은 '인권 침해'에 대한 예언자의 항의의 예이다.
여로보암 1세 때 북이스라엘이 번영을 누리던 시절 아모스는 억눌림을 받는 사람들, 수탈당하던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선고하였다.
이사야도 예루살렘을 소돔과 고모라에 비교하면서 「예배」는 많지만 「정의」가 없음을 개탄하고 규탄하였다(1장 10절). 특히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신권을 옹호하면서 예루살렘의 모든 비리와 비정을 몸소 겪었지만 공정과 정의를 항상 부르짖었다.
에제키엘은 바빌론에서 활약하면서 우상숭배로 「제1계명」을 어겼음과 「인간관계의 일곱 계명」을 범한 잘못을 고발하고 있다. 그는 예루살렘은 소돔보다 더 고약하다고 하면서 야훼를 「계약의 헌장」을 통해 당신이 보장한 인권의 옹호자로 계시한다(18장 6절). 그러면서 『바르고 법과 정의를 지키는 사람』의 행동과 태도가 어떤 것인지를 밝혔다.
예언자들이 전하는 십계명의 근본 메시지는 바로 야훼의 가르침이요 그분의 뜻이다. 이 십계명에 대하여 예언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수직적 차원 못지 않게 수평적 차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이 두 차원은 우리가 사람들과 사건들 안에서 하느님의 뜻의 의미를 발견하고 실천하는데 나침반으로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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