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데 없는 이들의 급식을 위해 지난 90년 문을 연 하상 바오로의 집. 급식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30분쯤 이곳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행려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특히 한참 많이 몰리는 시간인 정오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200m 가량이나 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금이라도 일찍 밥을 먹기 위해 오전9시부터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노숙자이거나 가족이 있어도 하루 한끼 끼니조차 해결할 수 없는 노인들, 실직자 등 이 땅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이 곳이 기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다. 오늘도 이들은 쇠고기국, 생선, 김치 등으로 푸짐하게 차려진 점심상을 받아들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매일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는 노숙자 김모(43)씨는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처럼 밝은 미소로 맞아주는 봉사자 분들을 보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상 바오로의 집은 월~토 주 5회(목요일 제외)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80~290여명이란 많은 인원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는 무료진료를 실시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고 허약해진 행려자들의 건강을 보살펴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한 달에 두번 의류 제공, 이발, 목욕봉사 등 무료급식 외에 하상 바오로의 집이 펼치는 크고 작은 사랑의 봉사가 다양하다.
▲ 하상 바오로의 집은 주 5회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80~29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수요일에는 무료진료를 통해 행려자들의 건강을 돌보고, 의류 제공, 이발 목욕봉사 등 크고 작은 사랑 나눔이 다양하다.
『매일같이 오시던 분들이 보이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 돌아가셨을 경우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식사하시다가 돌아가신 노인분도 계셨습니다. 더욱이 겨울철이면 노숙하다 돌아가시는 분도 많아 큰 걱정입니다. 우리가 도와드리고 싶어도 그 한계를 느낄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유근옥(막달레나) 수녀는 활동의 한계에 부닥쳤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한달 운영경비는 대략 700~800만원선. 이곳 운영비는 서울대교구 10지구에서 95%를 도와주고, 나머지 5%는 가락동시장본당에서 보태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는데 해당 지구에서 적극 돕고 나선 것. 또한 봉사자들도 10, 11지구 레지오 단원들을 비롯해 불교, 개신교, 비신자들도 동참하는 등 한달에 420여명이 하상 바오로의 집 운영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이들 중에는 10여년 동안 봉사하고 있는 신자들도 있다고.
2년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 대치2동본당 「인자하신 모후」의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우리가 봉사함으로써 이런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기 보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고 말하고 『가정도 없이 외롭고 힘들게 살고 있는 이들이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힘을 얻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힘들고 병든 이웃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하상 바오로의 집 관계자와 봉사자들. 이들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매서운 겨울 날씨를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 하상 바오로의 집 가족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랑 실천은 대림 3주일 자선주일을 맞는 우리 각자에게 좋은 표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