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서주간을 기해 발행된 인천교구 차동엽 신부(인천교구 사목연구소장), 홍승모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공동 저술의 '말씀의 네트워크'(풀빛미디어/5만원)가 그것이다. 번역본을 비롯 그간 소책자 형식의 부분적인 성구사전은 발간된 바 있으나 성서 전반을 아우르며 주요 어휘들의 개념, 의미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전은 한국교회 안에서 처음이다.
▲ 차동엽 신부
▲ 홍승모 신부
1400여 페이지에 수록된 어휘 숫자는 총 687개. 한 주제어를 찾으면 '원어해설', '포괄적 개념' 정리를 시작으로 '관련된 성구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성서 전체에서 그 주제어의 의미가 어떻게 연관을 맺고 전개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서구절 찾기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평화'를 찾기 위해 사전을 들추면 히브리어 희랍어 원어 해설이 먼저 등장하고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평화를 누리는 길''평화를 얻지 못하는 까닭''평화에 관한 권고' 등 7개의 소제목들 속에 각각 이에 해당되는 성서구절들을 소개하는 식이다. 사전식으로 누구나 쉽게 성서안의 구절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을 보이면서도 원어해설을 통해 전문성을 높인 수고도 돋보인다.
기획단계부터 4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선보이게 된 '말씀의 네트워크'는 전문가 부족으로 우리만의 변변한 성서 번역본도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말씀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단비' 같다는 평가. 실제로 책이 발행되자 마자 개인, 본당별로 주문이 쇄도할 만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성서공부 묵상의 조력자 역할 뿐 아니라 레지오 영성훈화, 교리교육, 소공동체 말씀나누기 등 다양한 활용성도 입증되고 있다.
'4년여의 노력이 일단락 됐다는 면에서 감격 흥분과 함께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고 발행 소감을 밝히고 있는 차동엽, 홍승모 신부는 이 책의 가장 큰 취지를 "보다 많은 이들이 성서를 친근하게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 등 성서학자들은 '성서는 성서가 말해준다'고 얘기한바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의 네트워크는 말씀을 갖고 재해석 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신겚맘 성서 안에서 각 구절에 대한 연관성을 찾음으로써 말씀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말씀의 네트워크'는 눈높이를 철저히 일반 신자들에게 맞추고 있다. 번역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지만 신자들이 친숙하게 접하는 공동번역 성서를 본문으로 인용했고 원어해설도 어근과 파생어의 관계 등 지나치게 학술적인 색채를 보일 수 있는 내용은 과감히 생략, 성서학과 성서신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목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시도했다.
차동엽, 홍승모 신부는 그런면에서 "성서를 전공한 이들에게는 내용면에서 다소 아쉬움과 미진함이 있을 것 같다"고 양해를 청한다.
"평소 무언가 하느님 말씀이 듣고 싶을 때 '말씀의 네트워크'의 그물망을 통해 말씀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경제위기로 많은 이들이 삶의 어려움에 지쳐있는 현실에서 하느님 말씀을 지표로 삼아 힘을 얻고 희망을 얻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전문가 독자들의 도움 조언을 청해 계속적으로 내용 보완 작업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한 두 신부는 "집필기간 동안 수고해준 수많은 봉사자들의 십시일반 노력과 봉사가 책 발간의 초석이 되었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말씀의 네트워크는 발매기념으로 내년 1월말까지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문의=(031) 985-5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