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관계에 있어서 이제는 「평화 연대」가 요구되는 때입니다. 양국 시민과 종교계가 깊은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평화를 위협하는 파괴적인 움직임에 반대하는 연대 방안이 적극 모색돼야 합니다』한국과 일본 교회의 연대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내한한 일본 주교회의 정의평화협의회 회장 마츠우라 고로 주교(50). 가까운 이웃이면서도 비극적 관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이제 정부 차원을 넘어서 양국을 포함한 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긴밀한 시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동안 주교회의 차원에서 진행된 교류 모임이 이제 청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래 교회의 주역인 청년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은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직자는 물론 양국 교회의 수도자와 신자들이 긴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로 주교는 특히 최근 몇 년간 본격화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추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일본은 용납될 수 없는 문제마저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테러반대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이를 이유로 일본의 전후 가장 중요한 법인 「평화 헌법」을 개정하고 자위대를 파견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일본 가톨릭교회는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같은 시도에 대해 가톨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큰 개신교와 「평화 네트워크」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사형제도 폐지를 염원하며 최근 김대중 대통령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기도 한 고로 주교는 이에 대해 『일본에서의 사형 폐지는 한국에 비해 아직 요원하다』며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사형폐지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는 한국에서 먼저 사형이 폐지된다면 일본의 사형폐지운동도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로 주교는 지난 12월 3일부터 사흘간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의 그리스도교계 간담회 참석차 내한했다. 이 간담회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총리의 신사 참배 등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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