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카롤링 왕조시대의 교회와 영성
2)사도적 생활-사제들의 공동생활
한편 의전 사제단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던 다른 단체로는 1108년 샴뽀의 윌리암에 의해 세워진 성 빅또르의 공동체였다. 이들은 봉쇄수도원 전통과 성 아우구스띠노의 규칙을 따랐으나 주 관심사는 기도와 거룩한 독서 그리고 노동과 사제직무수행보다는 거룩한 교리와 추상적 신학 연구에 있었다. 이들은 12~13세기의 신학과 영성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리하여 지적 연구와 신비신학이 발전하게 되었다. 대표적 인물들은 성 안셀모와 성 빅또르의 위그였다. 이들은 스콜라 철학과 신학을 발전시킨 분들이다.
성 안셀모는 스콜라학파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며 신앙을 위하여 이성적 기초를 제공하는 길잡이로서 플라톤과 성 아우구스띠노의 이론을 도입하였다. 그는 계시 진리에 임하는 인간의 추리 작용을 전제하였으나 마지막 기준은 언제나 신앙이었다.
한편 성 빅또르의 위그는 12세기의 가장 훌륭한 신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스콜라학파가 한창 무르익고 있을 때 교의신학의 완전한 체계를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영성신학적인 면에서 그는 모든 형태의 기도중에 사랑을 가장 높게 두고 다섯 단계를 제시하였다.
사랑스러운 관상(명상)에 이르는 이 단계는 기도의 완전성을 의미하는데, 독서, 묵상, 기도, 사랑의 진보, 마지막으로 관상(명상)의 순서로 나아갈 때 완전해진다고 보았다. 그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인에게 요구하시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거룩한 독서를 통하여 정신이 진리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보았다. 독서는 거룩한 독서를 의미하며 그것은 주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이 우선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나라에도 성경 읽기를 대단히 강조하고 있는데, 이미 중세기 말기에 거룩한 사제들과 대학자들이 이를 강조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위그의 제자로서 리차드라는 분은 신비신학자로 이름이 높다. 그는 베다, 대 그레고리오, 아우구스띠노, 세빌레의 이시도르 성인들의 업적을 참조하여 유명한 작품 「삼위일체론」을 남겼다. 이 책에서 그는 성자께서 지적 출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랑의 발출에 의해 출생되었다고 주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리하여 이 시대는 여러 측면에서 쇄신이 시도되었고 실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어디서나 문제가 있는 법이어서 의전 사제단이 발전한 곳에서는 교회로부터 받는 성직록을 누리는 성직자들이 있었으므로 윤리생활에 문제가 일어났고 사제독신생활에도 혼란이 일어났다.
그들 중 일부는 속인들과 비슷하게 규정을 지키지 않고 세속적으로 살던 재속 사제들과 비슷하게 살았다. 탐욕과 세속 일에 관여한 많은 사제들이 독신생활의 법을 제대로 지킬 리 없었다. 그들 중 일부는 결혼하였고 교회의 수입으로부터 자녀들을 돌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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