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든 사람들이 성탄을 기뻐하는 마음은 다 같지만, 성탄을 보내는 풍습은 기후와 풍토, 전통에 따라 독특하다. 북반구의 눈덮인 그린란드에서 수상스키로 오는 산타를 볼 수 있는 하와이까지 세계 곳곳의 다양한 성탄절 풍습을 담아보았다.
그린란드
지구 북반구의 끝. 아마도 가장 추운 성탄절을 맞이하는 곳일 듯하다. 하지만 추위에도 불구하고 성탄절이 되면 온가족이 한 집에 모여 성탄을 기뻐하며 선물을 교환한다. 그들의 선물은 화려하게 장식한 썰매, 바다표범의 어금니, 바다표범 가죽으로 만든 장갑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
그린란드 사람들은 성탄 전날 함께 모여 밤새도록 춤을 추며 고래가죽으로 만든 「마탁」(Mattak)을 나눈다. 이 음식은 우리나라의 육포와 비슷한 데, 코코넛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즐기는 놀이 중에는 우리나라의 「수건 돌리기」와 비슷한 것도 있다.
독일
독일인들이 주로 나누는 선물은 비누로 만든 장미나 종이로 만든 꽃·인형 등이다.
또한 가정에서는 성탄 준비를 위해 꽃으로 집안을 장식하고 촛불도 켜놓는다.
독일인들은 선물 준비 뿐 아니라 체리나무 가지를 잘라 물 속에 담가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들은 체리나무 가지를 물 속에 담가 따뜻한 방에 보관하고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만약 이 꽃이 12월 25일 성탄절에 정확히 핀다면 다음 해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예로부터 내려오기 때문이다.
▲ 독일에서는 니콜라오 성인 분장을 한 사람이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전해준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성탄 전날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하느님께 감사하고 조상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식사 테이블은 특별히 두 개를 준비하는데, 하나는 조상들을 위해서 나머지는 현재 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이다.
「콜라크」는 저녁식사 테이블 중앙에 위치하는 빵으로 세개의 원형 고리로 감싸져 있다. 세개의 고리는 「삼위일체」를, 둥근 모양은 하느님의 영원무궁함을 상징한다.
「디두크」(didukh=할아버지)는 조상을 상징하는 곡식 줄기의 다발로, 성탄기간 동안 식구들이 아무 탈 없이 보낼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미로 집안에 걸어놓는다.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의 가톨릭 신자들은 성탄을 기념해 성당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만든다. 신자들은 20개 이상의 바나나 나무를 잘라 이어 성당으로 가는 작은 도로를 만들고 바나나의 나뭇잎을 아치모양으로 덮어 터널을 만든다. 바나나 나뭇잎 위에는 다시 대나무 줄기를 휘어 덮는다.
사람 한 명이 지나갈 수 있는 터널이 완성되면 대나무 줄기의 빈 부분에 기름을 채워 넣는다. 성탄 미사가 시작되기 전, 대나무 줄기에 불을 붙이면 작은 터널의 천장이 밝게 빛나게 되며, 성탄미사를 드리기 위해 성당까지 가는 길은 대낮같이 밝아진다.
미국
미국의 캐럴은 영국과 호주에서, 성탄 트리와 산타클로스는 독일에서, 산타클로스의 빨간 옷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산타클로스가 타고 내려오는 굴뚝은 네덜란드에서, 성탄축하 행진은 남미에서…. 그만큼 미국에서 성탄절을 보내게 되면 전 세계의 성탄 풍습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인디언들의 성탄 축제는 그나마 독특하다. 인디언들은 성탄 전날 마을 앞 제단에 모여 북을 치며 축제를 시작한다.
모든 인디언들은 사슴, 거북이, 독수리, 버팔로 등의 동물 모습을 하고 축제에 참가한다. 특히 여자들은 조상들의 영혼을 상징하는 「하칵」(hakak)이라는 가문비나무 가지를 들고 축제에 참여한다.
이들은 성탄을 기념할 뿐 아니라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신 조상들을 위한 제사도 함께 지낸다.
한여름인 하와이의 성탄절. 하와이의 백화점에서는 산타클로스를 돕는 「메네휸」(menehune)이라는 난쟁이를 볼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들은 하와이가 폴리네시안들에게 점령되기 전에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이라고 한다.
한편 하와이에서는 야자수 나무를 가지고 트리를 꾸미며, 산타클로스는 썰매가 아닌 수상보트를 타고 선물을 주기 위해 찾아온다.
▲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민들과 성탄의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 마련되는 「산타클로스 퍼레이드」
아일랜드
아일랜드 사람들은 성탄 전날 집안의 창문마다 촛불을 켜 놓고 창문을 조금씩 열어놓는다. 이것은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호텔과 빌딩에서도 마찬가지.
이렇게 촛불을 켜고 창을 열어두는 것은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를 낳기 위해 마구간을 찾아 헤매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아침이 밝으면 메리 또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집집마다 돌며 촛불을 끈다.
폴란드
폴란드 사람들은 성탄절을 「작은 별」(Gwiazdka)이라고 부른다. 또한 성탄 트리를 「초이카」(Choika)라고 부르는데 지푸라기나 거위털로 만든 별, 색칠한 달걀껍질, 색깔을 입힌 쿠키 등으로 특이하게 장식을 한다. 달걀은 「탄생의 기적」을 의미하며 별은 「빛의 상징」.
성탄 전날 식사시간은 「와길리아」(Wagilia)라고 불리며, 이 시간 가족들은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또한 식탁 아래에는 지푸라기를 깔아 놓는데, 이것은 예수가 태어난 구유를 재현한 것이다.
멕시코
멕시코의 성탄 축제는 「포사다」(Posadas)라고 불리며 12월 16일에 시작된다. 마리아와 요셉으로 분장한 어린이를 선두로 한 축제행진은 요셉과 마리아가 숙소를 찾아 헤매던 베들레헴에서의 모습을 재현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나뭇가지와 이끼 따위로 작은 단을 만들고 여기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를 재현시킨다. 이들은 작은 단 둘레에 양떼들, 밤을 지새우는 목자들, 큰 별, 동방박사를 꾸미기도 한다. 그런 후 사람들은 집을 방문해서 『빈 방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을 하며 베들레헴 순례를 재현한다.
또한 각 가정은 소나무 가지와 지푸라기, 이끼를 가지고 집안의 한 곳을 마구간처럼 장식한다. 마구간 안에는 구유를 장식하고 이제 막 탄생한 아기 예수를 재현하기도. 멕시코에는 「포인세티아」 꽃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 들어보셨나요? 성탄절에 일어난 이야기를
우크라이나 ‘거미줄 트리’
▲ 동방박사 분장을 한 아이들
성탄 전날, 집 앞 나무에 매달려 있던 거미는 성탄을 기쁘게 맞이하고자 다함께 기도하는 가족들의 기도소리를 듣게된다.
그 기도에 감동한 거미는 자신의 거미줄로 초라한 트리를 밤새도록 치장한다. 성탄절 아침 초라한 트리가 있던 자리에는 여느 화려한 트리 못지 않은 거미줄 트리가 햇빛에 반사돼 금·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붉게 핀 ‘포인세티아’
▲ 멕시코에서 성탄의 기쁨을 뜻하는 꽃 「포인세티아」
초라한 선물을 준비한 소년을 보고 친구들은 모두 비웃었다. 소년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마구간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의 옆에 기쁜 마음으로 놓았다.
가난한 소년의 지극한 정성을 아기 예수님도 아셨을까? 12시 성탄미사가 시작됐을 때 모든 사람들은 그 나뭇가지에서 붉은 색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포인세티아」(poinsettia)는 성탄절에는 붉게 물든 꽃이, 부활절에는 분홍색 꽃이 핀다. 꽃말은 「축복합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