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새 천년기 예수 그리스도 탄생을 앞두고 새 주교 2명을 맞는 겹 경사를 누렸다.
12월 12일 오후8시 신임 보좌주교에 염수정 신부(목동본당 주임)와 예수회 이한택 신부(서강대학교 총장)가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대교구는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기쁨도 배가됐다.
우리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 교구에서 두 명의 주교가 동시에 탄생해 교구 뿐 아니라 한국교회로서도 가장 큰 성탄 선물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회는 지난 1921년 5월 드브레 주교와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가 함께 주교서품식과 축복식을 가진 적이 있다.
축하전화·방문 잇달아
○… 염수정 주교가 있던 목동본당 사제관과 사무실은 저녁8시 임명 발표 직후 각계 지인들과 선후배 사제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또 뒤늦게 주교 임명 소식을 접한 본당 신자들은 밤10시가 넘어서도 직접 사제관을 방문해 축하의 꽃다발과 함께 인사를 건네고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 임명 발표 다음날인 12월 13일 오전 교구청을 방문한 신임 주교들은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김옥균 주교, 강우일 주교 등 선배 주교들을 비롯해 교구 사제들과 상견례를 갖고 환담을 나누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정대주교는 새 주교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올해 우리 교구 설정 170년을 맞은 이 시기에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2명의 주교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교황 성하께서 우리 교회와 교구를 배려하고 인정하신다는 의미』라고 지적하고 『전 교구민이 함께 이 경사를 주님께 감사드리고 2명의 새 주교들이 충실하게 맡은 바 직분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또 임명 발표 직후 축하 전문을 염주교에게 보낸 김수환 추기경은 염주교의 방문을 받고 『오랫동안 함께 교구일을 추진했던 염신부가 새롭게 주교로 임명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하고 『앞으로도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옥균 주교는 『참으로 무거운 십자가를 지신 2명의 새 주교가 앞으로 교구와 교회 발전에 모든 것을 다 바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고, 강우일 주교는 『든든한 동지가 한꺼번에 2명이나 나와 너무나 기쁘다』고 전했다.
본당신자 축하·아쉬움
○… 12월 16일 오전11시 서울 목동본당에서는 염수정 주임신부의 주교 임명을 축하하는 조촐한 행사가 마련됐다.
이날부터 주교 서품식 전날인 내년 1월 24일까지 매 미사마다 묵주기도와 주교를 위한 기도 등의 40일 기도를 바치기로 한 목동본당 신자들은 주임 신부의 주교 임명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축하하면서도 조만간 이곳을 떠나야 하는 염주교에게 석별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 서울대교구 사제단을 비롯한 각계에서는 새 주교 탄생을 축하하며 앞으로 그리스도의 충실한 목자로 교구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줄 것을 희망했다.
교구 사제단은 특별히 700여명의 사제들을 더욱 감싸주고 배려하는 주교들이 되어 줄 것을 희망하는 바람과 함께 『뛰어난 행정력과 성덕을 고루 갖춘 두 분이 이번에 주교로 임명된 것은 우리 교구의 큰 경사』라고 지적하고 『정말 필요한 시기에 더욱이 수도회에서 새롭게 주교님이 배출된 것은 가톨릭 교회의 보편지향성을 실현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여규태 회장은 『오랫동안 고대하던 주교님이 새롭게 나신 것에 대해 주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면서 『우리 신자들을 더욱 사랑하고 배려하며 이 땅의 복음화에 앞장서는 참 목자가 되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70년 사제품을 받았던 염주교의 신학교 동창 중 2명이 주교로 배출돼 화제. 이미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바 있는 최영수 주교에 이어 두 번째로 염수정 신부가 주교로 임명된 것.
특별히 최영수 주교는 성탄을 앞두고 동기 신부가 새롭게 주교로 탄생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학창시절부터 성격이 온화하고 인자한 분으로 화를 잘 내지 않아서 항상 호인이란 말을 들었다』고 설명하고 "그러한 따뜻한 성품으로 교구민을 위한 아버지로서의 주교직분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염주교와 이주교가 같은 경기도 안성본당(구 구포동본당) 출신에 더욱이 12월 5일 생일이 같아 이채. 이 소식을 접한 수원교구 안성본당도 큰 경사를 맞았다며 기뻐했다.
안성본당 안형노 주임신부는 『안성본당 100여년 역사에 이처럼 기쁘고 축하 할 일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당시 염주교님과 이주교님을 잘 알던 원로 신자들은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주교가 나왔고 그것도 동시에 2명의 주교가 탄생한 것은 모두 주님의 크신 은총』이라고 전했다.
최초 수도회 출신 주교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예수회 이한택 신부가 임명되자 예수회와 서강대, 서울대교구는 물론 1만여명의 수도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편 예수회는 주교임명 소식을 접하자 기도로써 축하의 마음을 전했고 서강대는 정문에 축하 현수막을 내걸어 이한택 총장의 주교 임명을 축하했다.
○… 이한택 주교가 주교임명을 받은 뒤 처음으로 봉헌된 수도회 미사에서 하태수 신부(예수회)는 『이한택 신부님께서 주교님이 되신 것은 개인의 영광이자 예수회의 영광이며 교회의 자랑』이라면서 『앞으로 많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다함께 기도하자』며 축하.
이주교는 아침부터 친척과 교직원들로부터 축하전화를 연이어 받으면서 『다들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이렇게 큰 일을 맞은 것』이라 기도 많이 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 12월 13일 저녁, 20여명의 예수회 공동체 회원들이 조촐한 축하파티를 마련,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이주교를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앞으로의 기대와 바람을 털어놓고 이주교와 함께 했던 기억을 회고하기도.
현존하는 예수회 출신 주교 가운데 189번째 주교가 된 이주교는 한국인 예수회원으로는 처음이라 경사가 아닐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박홍 전 서강대 총장신부는 『한국교회의 영성적인 성장이 필요한 때 하느님께서 이주교님을 통해 영적인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며 말했고, 관구장 채준호 신부는 『성실하고 투명한 신앙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라고 이주교를 회고하며 어딜 가도 변함없는 한결같은 모습을 기대했다.
안법 중·고등학교 동창으로서 현재까지도 변함없는 친구, 동료사제로 살아온 박고빈 신부는 누구보다 기뻐하며 굿뉴스 게시판에 축하글을 띄우기도 했는데, 『이 주교는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성당에서 열심하기로 유명했는데 학창시절 비신자 친구들에게는 늘 천주교 신자로서 모범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수도자들 교량 역할 기대
○…한국남자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회장 김찬선 신부는 『남녀 수도자들이 교회발전을 위해 주교님들과 협력해야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이때, 이주교님 소식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면서 『수도자들과 주교님들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수도자들은 새 주교님을 도와 교회와 수도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장 박승애 수녀는 ”이한택 주교님은 수도자에 대한 이해는 물론 한국교회를 사랑하시기에 희망과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형우 아빠스는 『풍부한 경험과 원만한 성품으로 잘 해나가실 것을 믿으며 미미했던 한국교회 수도자들의 역할이 이주교님을 통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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