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당일인 22일 오후부터 서주교의 빈소가 마련된 교구청 내 안익사에는 선종소식을 접한 선후배 사제를 비롯해 수도자 평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빈소를 찾은 신자들은 안치된 서주교의 유해를 보며 기도 내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한 신자들은 빈소 입구에 삼삼오오 모여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본당 사목 당시 서주교의 모습을 떠올리며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칠곡 동명 성가양로원 별채에서 요양중이던 서정덕 주교의 임종을 지켜본 누나 서순옥(골롬바)씨는 "평소에 말씀도 없고 점잖으셔서 너무 곱게 가신 것 같다"며 "하느님 품에 가시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인간적으로는 안타까움이 많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한 "이날 아침까지도 평상시와 다름없으셨다"고 말하고 "돌아가신 것이 거짓말인 것만 같다"며 눈물을 머금었다.
⊙…서정덕 주교의 갑작스런 선종은 교구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해외에 체류중인데다, 성탄절을 사흘 앞둔 주말이라 자칫 부고가 늦으면 장기휴무로 소식 전달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 교구에서는 우선 선종 소식만 담은 공문을 급히 만들어 오전 중에 각 교구와 기관에 보냈으며, 오후에 장례위원회 회의를 거쳐 장례일정이 담긴 공문을 다시 발송했다.
이대주교 급거 귀국
⊙…서정덕 주교의 선종 소식을 들은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해외 체류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하려 했으나 연말이라 비행기표를 쉽게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국제전화를 통해 장례준비를 점검하기도 한 이대주교는 장례미사 전날인 25일 저녁에는 귀국할 수 있겠다는 소식을 전해와 교구 관계자들이 한시름 놓기도. 이문희 대주교는 지난 12월 9일 출국, 볼리비아 교회를 방문하고 재 유럽사제 연수에 참가한 후 1월 9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선종 한달전 병자성사
⊙…서정덕 주교는 선종 한달전인 11월 22일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로부터 병자성사를 받았다고. 장기 외유를 앞둔 이대주교는 서주교를 병문안 하고 병자성사를 준 것인데, 당시만 해도 이렇게 빨리 선종하실 줄은 몰랐다는 게 주변의 얘기.
⊙…서정덕 주교의 사제서품 동창대표인 김충호 신부(광주 쌍암동본당 주임)는 "평소 서주교님은 일에 있어 성실하고 철두철미하면서도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사목자였다"며 "주교가 되지 않았다면 본당에서 신자들에게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사제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부는 "서주교님이 토요일에 돌아가셨으니 성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것"이라며 "동창신부들의 눈물이 장미꽃이 되어 뿌려졌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 비췄다.
⊙…서정덕 주교 선종 다음날 아침 빈소를 찾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연도객이 많아 빈소가 마련된 실내에 들어가지 못하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연도를 드리기도. 입관예절을 함께 지켜보고 유스티노경당으로 서주교의 유해가 옮겨진 뒤 권주교는 대구 최영수 주교와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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