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경주 안강본당(주임=백명흠 신부)이 지역 중겙自壎欲 함께 자연보호와 자원절약운동, 나아가 불우이웃돕기를 함께 펼치고 있어 '교학협동'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안강본당이 폐식용유를 모아 재생비누를 만들기 시작한 지는 약 10년 전부터. 비교적 일찍 환경에 눈을 떠 지금까지 꾸준히 재생비누를 만들어왔다. 이제는 비신자들에게까지 '성당 비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비누를 살려는 지역민들이 심심찮게 성당에 들르곤 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집에서 쓰다남은 식용유를 조그만 병에 담아 와 내미는 것. 양이야 많지 않지만 '함께 환경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렇듯 전통을 자랑(?)하는 안강본당 재생비누 만들기 작업에 올 봄부터 인근 안강여중겙?교장=안종달) 학생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비누만들기를 주관해온 본당 사회복지위원회가 활동영역을 다양화하면서 손이 부족한 이유도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환경교육을 시켜보자는 취지에서다. 물론 성당 문턱을 낮춰 지역 학생들에게 친근한 교회로 다가서길 바라는 욕심도 없지 않았다.
학교측에서도 쉽게 협조를 해주었다. '성당에서 하는 일이라면' 하는 믿음과 함께 학생들에게 체험교육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작업은 매주 토요일 오후 성당 내 '빈첸시오의 집'에서 하기로 했다. 본당에서는 읍내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폐식용유를 수거해오고 가성소다를 마련했다. 약간의 간식도 마련해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배려도 했다. 가성소다를 취급하다보면 위험이 따르기에 경험 많은 신자 어른들이 항상 대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매번 6명씩 연인원 120명의 학생이 비누 만들기에 참가했다. 이들이 모두 순조롭게 비누만들기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마지못해 온 학생도 있고, 쉽게 생각하고 왔는데 식용유에다 가성소다를 풀어 힘겹게 젓다보면 팔도 아프고 눈도 따가워 지쳐버린 학생도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글로만 배웠던 환경오염 방지에 직접 일조한다는 보람이 컸다. '아! 이렇게 해서 자원이 재활용되는구나' 하는 산 경험도 얻게 됐다. 이들이 만든 재활용비누는 돈으로 따져 150만원어치. 자신들의 노력 봉사로 결코 적지않은 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지역의 불우이웃을 위해 쓰여진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만 했다.
지난 12월 15일 본당에서는 학생들의 한해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고 수고를 격려하는 다과회를 마련했다. 학생들의 소감은 다양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남을 위해 살아본적이 없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어려운 일을 하면서 친구들과 더 가까워졌다" "처음 성당에 들어서기가 힘들었지만 이젠…" "불우이웃을 돕는 일이기에 기뻤다"
기도하자는 말에 다소곳이 손을 모으는 학생들을 보면서, 처음 본당에서 의도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확'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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