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의 물음은 결국 신, 초월성에 대한 인식에 다다릅니다. 철학적인 사유형식으로 종교의 영역을 탐구하는 종교철학은 삶과 신앙의 근거를 새롭게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원가톨릭대 철학교수인 홍승식 신부(수원교구 하안본당 주임)가 최근 논문집 「종교철학이란 무엇인가」(가톨릭출판사)와 개정 수필집 「꿈 속을 흐르는 강」(가톨릭출판사)을 동시에 출간했다.
「종교철학…」은 지난 10여년간 '사목'을 비롯한 잡지와 논문집에 발표한 철학 논문들을 모아 엮은 책. 십자군전쟁, 종교재판, 대사 등에 관한 철학적 분석과 자끄 마리땡의 철학사상, 인간 존재에 있어 자유의 문제, 현대에서 바라본 '형이상학'의 이해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생각하는 일 자체를 기피하고 가볍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철학은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유가 필요합니다. 바꾸어 말해 「철학은 삶이어야 한다」는 명제는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하지만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만큼 「제대로」공부한 홍신부도 『무거운 철학책과 어려운 학설을 아는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부언할 필요 없이 꾸준히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 그가 흔히 철학을 공부한 이들 사이에서 「무시되는」 수필집을 발간한 까닭은 바로 그러한 이유와 닿아있다.
「종교철학…」과 함께 발간한 수필집 「꿈 속을 흐르는 강」은 지난 88년 「뻬루지아」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5년간의 유학기행문을 개정한 것. 젊은 날의 순수와 추억이 담긴 이 글들에서는 그 시절의 열린 사고방식과 정신적 풍요, 용기 등을 되새겨 볼 수 있어 그 어느 철학논문집보다 소중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지난 94년에도 수필집 「영원속의 세상의 시각」(자유문학사)을 내놓은 바 있으며 지난 99년부터 2년간의 미국생활을 토대로 미국사회에 대한 느낌이나 고찰을 담은 책을 집필할 계획이기도 하다. 「가브리엘 마르셀의 희망의 철학」이라는 제목의 철학서적 또한 곧 출간 예정.
『철학교수인 제가 수필을 쓰는 일은 시간을 새롭게 음미하고 반성하며 삶을 보다 성실하게 사랑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삶의 단편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한순간의 통찰이 삶의 뿌리에 맞닿을 수 있길 바라는 것이지요』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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