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 백성들에 대한 신탁들은 시문으로 되어있고 문학적으로도 거작에 해당된다. 우리는 여기서 이스라엘 백성을 공략하고 괴롭히지만 그들의 운명이 하느님께 달려 있는 이방민족들에 대한 신탁을 살펴 보고자한다.
바빌론에 관한 신탁(13장~14장 27절)은 후대 이사야 예언에 속하는 것으로 당시는 아시리아가 지배하고 있었던 시기다. 13장의 메대에 대한 언급(17절)은 기원전 540년경을 가리킨다.
그리고 14장은 구약에서도 가장 끔찍한 표현으로 세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폭군들의 최후를 조롱하는 '만가'이다. 포악무도한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신탁 속에는 간접적으로 유다를 향한 고발도 담겨 있다.
또한 이 「만가」는 바빌론(14, 4~21)을 비웃는 노래이며, 바빌론의 멸망 부분과 연결된다(14, 1~3). 그리고 주전 701년 산헤립의 군대가 유다 왕국 예루살렘 가까이 쳐들어왔을 때 심한 전염병으로 아시리아가 패망하였다. 이 사실을 이사야는 유다 왕국을 보호하시는 야훼의 손길로 보았다(14, 24~27). 또 아시리아 왕 디글랏 벨레셋 3세의 죽음을 이용하여 불레셋인들이 반아시리아 동맹을 맺기 위해 인접 국가들을 모으려고 애쓰면서 유다의 히즈키야에게도 동참하라고 초대한다. 그렇지만 이사야는 하느님의 계획에 기초를 두지 않은 동맹은 실패와 재앙을 일으킨다고 불레셋에게 경고한다(14, 28~32).
15~16장은 모압에 관한 신탁이다. 기원전 701년에 모압 백성이 아시리아에 의하여 완전히 쑥밭이 되었을 때 이사야는 모압 백성이 교만으로 벌을 받았고 그들이 섬기는 우상들은 그들을 구하지 못함을 말한다. 그리고 이사야는 히즈키야 왕이 모압의 피난민들을 받아들여 보호하도록 청한다. 이것은 다윗 왕조에서 왕은 정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왕이어야 함을 가리키고있다.
북 이스라엘왕국(에브라임)과 아람왕국(다마스커스)이 아시리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유다의 왕에게 동맹을 강요할 시기에 이사야는 그 동맹은 실패하리라고 예고하면서 썩어 없어질 세력을 두려워하거나 아니면 그런 것에 의지하려는 신앙 없는 행위를 경고한다(17, 1~6). 그리고 시적인 부분들(18, 1~19)은 이집트에 의존하려는 마음에 대해 이사야가 지녔던 경멸적인 의견을 말해 준다(30, 1~7).
19장은 서로가 적으로서 겨루었던 이집트와 아시리아가 이스라엘과 함께 야훼께 예배하게 될 때를 상상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23~25절). 그리고 이것은 비록 이방 민족이라도 야훼의 눈에 어여삐 보일 때는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며, 인간의 숱한 범행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만방의 백성들이 야훼께 드릴 예물을 가지고 만군의 야훼 이름을 모신 시온 산으로 모여올 것(20장)이라는 야훼 승리의 날을 묘사함으로써 하느님의 보편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신약시대에 디아스포라(Diaspora)들이 각처에서 거주하면서 전교하게 되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이사야는 BC 705년~701년에 아시리아 왕 산헤립의 침공으로 예루살렘이 점령되고 고립되며, 많은 손해를 입을 그때를 대비한 경고의 예언이다 (22장). 이 예언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이것은 그들이 야훼를 제쳐두고 "내일이면 죽을 몸 실컷 먹고 마시자"하면서 그들 자신의 재산에만 의존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13절). 그러나 반면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가오는 재난에 대비하여 더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무리도 있다(23장).
이사야는 만백성에게 주권을 행사하시는 하느님의 보편적 왕국을 선포하였다 (13~23장). 하느님의 보편적 왕국은 보편적 구원을 궁극적으인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그 구원은 다윗왕실의 후손에 의해서 1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질 것을 말한다.
이상의 이방 민족을 향한 심판 신탁은 야훼 하느님이 역사의 과정을 결정하는 분이심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리를 따라 더 진실하게 살아 갈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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