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후손들의 마음은 비통함이 아닌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하다. 특별히 신앙의 모범으로 세워 기억하고 그 삶을 닮기 위해 성인으로 추대했다. 그리고 각종 기념행사 등을 통해 성인을 좀더 친근하게 느끼고 그 행적과 순교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윤일 성인의 순교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하는 「이윤일 요한제」가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 기념관 주최로 1월 11일부터 21일까지 펼쳐졌다. 전국에서 성인의 이름으로 이어오는 축제는 이윤일 요한제가 유일. 올해는 특히 이윤일 성인이 순교하고 유해가 안치된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 기념관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11일 「나의 인생 나의 신앙」을 주제로 마련된 9일기도를 시작으로 젊은이를 위한 윤일 축제, 시복시성을 위한 순교자현양 음악회, 이윤일 성인 성상 축복, 윤일제 기념 미사 등으로 이어졌다.
이번 축제는 예년에 비해 참여 신자수가 두배 이상 늘어난 큰 호응을 보였다. 특히 성지 주변 지역주민들을 초대하고 떡을 돌리는 등 비신자들에게도 축제의 기쁨을 알리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눴다.
윤일성인 순교기념일인 21일에 열린 성상 축복식과 기념미사에는 1200여명의 신자들이 참여, 관덕정 순교기념관의 지하성당은 물론 3층까지의 계단, 전시실 등을 발디딜 틈 없이 메웠다.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기념미사 강론에서 "온 세상에 널리 알릴 만한 성인을 모실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라며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이 지극한 행복임을 알고 이것이 말 뿐 아니라 사실이 되도록 성인들과 닮은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날 제막된 윤일상은 관덕정 순교기념관 순례자들의 제안과 자발적인 모금으로 제작됐다. 축하연도 순교자현양사업후원회 회원들이 각 가정에서 조금씩 만들어 봉헌한 음식으로 마련했다.
관덕정 순교기념관 관장 구본식 신부는 『순교정신은 한국의 토착화된 영성"이라며" 한국 성인 공경은 토착화된 신앙을 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일제가 그 규모를 더해가며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103위 성인의 시성은 해놓고 성인 공경은 없다는 평이 사라지도록 한국 성인을 널리 알리고 공경하는 축제 등이 더 많이 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 제7회 젊은이를 위한 윤일축제
청소년 정서에 맞는 순교정신 구현
우렁찬 박수로 시작해 온 천지를 울리는 젊음의 환호로 마무리한 미사 전례. 청소년들이 온 열정으로 찬양을 토하는 입체미사가 1월 18일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순교자들의 신앙을 젊은이들의 문화와 접목시켜 표현하는 젊은이를 위한 윤일축제. 이날 행사는 「날마다 한마음으로 빵을 나누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사도 2, 46~ 47)」를 주제로 교구 내 중·고등부 주일학생 및 신자 9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기존의 발표회 형식으로 진행되던 행사와는 달리 올해 축제는 청소년들이 미사 전례 각 부분을 자신들이 직접 준비한 입체미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젊은이들은 성인의 순교정신과 미사 전례 각 부분의 의미를 그들만의 색깔을 가진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이 모습은 사제의 경건한 주례와 함께 어우러져 기쁨과 감사의 잔치, 제사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냈다.
모든 성가는 율동과 함께 마련됐으며, 독서 후 화답송은 수화로, 대영광송의 찬미는 사물놀이와 댄스로 이어졌다. 야광봉의 화려한 움직임과 함께 모두가 포옹하며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어두운 가운데 밝힌 촛불의 움직임에 이어 하느님의 어린양이 울려 퍼졌다. 특히 이윤일 성인의 특징에 대한 강론 후 마련한 연극에서는 성인의 생애 중 순교 사건을 표현해 성인의 순교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또 영성체 후에는 연극 '방황하는 별들'을 통해 현재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 바람 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미사 양식은 새로운 세대의 문화를 전례에서 적극 수용해야한다는 의견들과 함께 청소년들의 정서와 문화를 널리 포용하는 것으로 의미가 깊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각 지구 청소년 담당 사제 대표 진훈 신부(성북본당 주임)는 『활기찬 미사전례를 통해 순교성인과 좀더 가까워지고 신앙생활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행사의 의미를 부연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각자의 달란트를 미사 전례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전례의 주체가 된다』며 『주례 사제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미사 전례가 아니라 모두가 전례에 참여해 젊은이들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밝고 거룩한 잔치가 된다』고 강조했다.
■ 이윤일 요한 성인은
대구대교구 제2주보
▲ 높이 2.2m, 넓이 0.77m, 폭 0.7m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된 이윤일 성인상. 최홍록 교수(조각가)가 5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1812년 충청도 홍주에서 태어났다. 열심한 천주교 집안 출신으로 성인 자신도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경상북도 문경군 고항리 여우목에서 병인박해 때인 1866년 11월 18일 체포됐다. 문경과 상주를 거쳐 다시 대구 감영 이송돼 관덕정 형장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순교 당일에도 밥상을 기쁘게 받으며 천국에서의 삶을 준비했으며, 자신의 목을 칠 휘광이에게 하느님께 보내주는데 수고하는 감사의 표시로 엽전을 건넨 일화도 유명하다.
성인의 유해는 관덕정 형장 부근에 매장됐다가 날뫼산, 경기도 묵리, 미리내 성지를 거쳐, 1990년 1월 20일 대구대교구 관덕정순교기념관에 모셔졌다. 91년부터 성인의 순교정신과 덕행을 기리고 본받고자 되새기는 윤일제와 젊은이를 위한 윤일축제를 마련하고 있으며, 캐릭터, 묵상자료집 등 다양한 책자를 이용해 성인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