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까리따스회의 사명이며 나의 생명입니다』
까리따스수녀회의 창설자인 안토니오 가볼리(1888∼1972) 신부의 삶과 소명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가볼리 신부는 예수 성심의 사랑을 온 세상에 전파하는 것을 생명처럼 여겼고, 이를 위해 1937년 일본 미야사끼에 「까리따스수녀회」를 설립했다.
살레시오 수도회 소속인 가볼리 신부는 1926년 일본에 선교사로 파견됐다. 당시 일본은 1차 세계대전과 세계대공황의 영향으로 경제는 점점 피폐해져갔으며, 사회 전체가 극도의 긴장과 궁핍에 시달렸다. 또 그리스도교가 전파되기는 했지만 거의 소멸된 상태였고, 불교에서 파생된 일본 특유의 여러 교파들이 성행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야사끼의 본당에 발령을 받은 가볼리 신부는 직접 발로 뛰며 사람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을 보면서 복음선포보다는 굶주림과 고통을 해결해주는 것이 시급함을 깨달았다. 1932년 미야사끼에 최초의 양로원 수용시설인 「구호원」을 설립하고, 신앙심 깊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애자회」를 만들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자선사업을 펼쳐나갔다.
그러던 중 당시 장상이었던 빈첸시오 치맛티(가경자) 신부로부터 『애덕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수녀회를 설립하라』는 권고를 받고, 1937년 8월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미야사끼에 까리따스수녀회를 설립하게 된다.
한 수도회에 속한 수도자가 새 수도회를 세우는 것은 힘든 십자가의 길이었지만, 가볼리 신부는 주님의 뜻에 따르는 철저한 순명정신으로 「애덕(까리따스)」을 실천하는 새로운 공동체의 둥지를 틀게 됐다.
이렇게 설립된 까리따스수녀회는 고아원, 양로원, 유아원 등을 운영하며, 전쟁귀환자, 전쟁고아, 노인들을 돌보는데 헌신했다. 이어 1951년 본부와 수련원을 미야사끼에서 도쿄로 옮기고 본격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가볼리 신부는 『온 세상을 두루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 15),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5, 7)는 말씀에 따라 회원들이 예수 성심의 도구로서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도직에 헌신하기를 열망했다. 이 정신은 오늘날까지 까리따스수녀회 영성의 큰 줄기를 이룬다.
무엇보다 예수 성심의 사랑을 전하려는 가볼리 신부의 뜨거운 선교열의는 세상을 향해 뻗어나갔다. 그는 선종할 때까지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면서 1956년 한국에 선교수녀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남미의 볼리비아, 브라질로 선교수녀를 파견하며 선교활동에 힘썼다. 그 이후에도 회원들은 창설자의 뜻을 이어받아 페루, 이탈리아, 독일, 파푸아뉴기니, 호주, 미국, 필리핀 등지에서 선교활동과 교포사목을 펼치며 예수 성심의 사도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국진출
1956년, 까리따스수녀회는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광주대교구장이었던 현 하롤드 헨리 대주교에게 선교수녀 파견을 청했고, 현대주교가 승낙함으로써 수녀회의 한국 진출이 이뤄지게 됐다.
표 알로이시아, 고 비르짓다, 최 알비나 한국인 수녀 3명이 광주 남동성당에 파견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전남 나주수녀원에서 최초의 지원자를 받음으로써 한국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1959년 광주 학동에 본원과 수련원을 세운데 이어 61년 8월, 광주 북동성당에서 현 대주교 주례로 첫서원 미사를 봉헌하고, 한국진출 5년만에 7명의 서원자를 냈다.
현재 까리따스 회원들은 12개 교구의 71개본당(2002년 1월 현재)과 미국, 호주 등지에서 본당활동과 교포사목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1986년에는 한국관구에서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에 선교수녀를 파견했다. 현재 한국관구에는 499명의 서원수녀와 50여명의 예비수녀들이 수도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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