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수도회마다 소임이 있겠지만,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는 특히 버림받고 소외된 노인들을 돌보는 것을 주된 소임으로 하고 있다.
수녀원이 있는 동명 성가양로원·요양원과 더불어 월명 성모의 집, 월막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다. 동명은 무료시설이지만, 나머지 두곳은 유·무료시설이다.
현재 성가양로원에는 65세 이상 생활보호대상자 50여명, 성가요양원에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 7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매일 수도생활의 시작은 새벽 5시 성무일도로 시작되지만, 새벽 4시30분 어르신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일어나기 때문에 이미 이때부터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이곳 양로원·요양원에서 활동하는 수녀는 4명뿐이다. 월명 등 다른 시설에 파견나가 있고, 수련자·청원자는 사도직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은 수로 많은 어르신들을 보살피다 보면 힘에 부칠 법도 한데, 수녀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하루의 주된 일은 오전·오후 방마다 일일이 찾으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이다. 요양원에는 치매·중풍 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어서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손톱도 깎아주고, 목욕도 시키고, 성서·동화책도 읽어주며 정성껏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이렇게 방마다 어르신들을 돌보러다니던 중, 한 치매걸린 할머니가 모처럼 수녀를 알아보자 더욱 환한 웃음꽃을 피운다.
식당을 둘러보니, 생일을 맞는 한 할머니를 위해 예쁜 풍선으로 내부를 꾸미고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한 가족으로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임이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생일잔치 뿐 아니라 대보름행사, 쑥떡잔치, 부활절 행사, 봄소풍, 어버이날 잔치, 성지순례, 성탄절 은총시장 등 매달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된다.
물론 기쁜 일도 있지만, 연로한데다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아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한해에 40여명 정도 된다.
서숙(엘리사벳) 수녀는 『겨울철 환절기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늘나라로 많이 떠나시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세상에서의 시름을 털고,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 위안이 되고, 또 이곳에서 밝게 변화되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애수녀회는 사도직활동으로 양로봉사 뿐 아니라 대구 계산동에서 「계산서원」을 운영하고 있다.
1972년 계산성당 내에서 성물, 책 등을 판매하던 것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많은 이들이 찾는 서원 중 하나다.
예전에는 수녀들이 직접 파견됐지만, 양로원 등 여러곳에 손길이 필요해 현재는 직원을 두고 꾸려가고 있다. 앞으로 이곳을 성소의 못자리가 되도록 더욱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본당에 파견되지 않아 수녀회를 잘 알릴 수 없지만, 서원에서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하느님께 성소자를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언젠가는 저희 공동체의 간절한 바람처럼 지원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겠지요』
공동체의 바람처럼 지금은 작지만, 기도의 씨앗이 곳곳에 퍼져 큰 뿌리 내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성소문의=(054)976-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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