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책」이라고 불리는 제2이사야의 메시지는 이스라엘 백성의 유배생활에서 해방되기 전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메시지를 알아듣기 위해 먼저 그 시대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2이사야는 어휘가 풍부한 문체이며, 해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위로의 메시지일 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위로의 메시지이다. 또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대한 표현들은 열광적이고, 고무적이고, 감동적이다. 그러나 신앙없이 미래의 전망에 관하여 완고하게 외면하는 유배인들과 부딪칠 때에는 한없이 슬퍼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희망 잃지않아
BC 587년의 예루살렘 몰락으로 정치적, 종교적, 지성적 지도층의 엘리트들은 바빌론의 포로로 잡혀가고, 남은 자들은 안전한 생활터전을 찾아 이집트, 모압, 에돔, 암몬 등지로 피난했다. 유배로 인해 이스라엘 신앙은 극도의 위기에 처했다. 다윗 왕조가 영속하리라는 야훼의 무조건적인 약속은 바빌론의 정치적 성공과 제의적 화려함 때문에 야훼의 지위도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신앙은 그에 맞서서 놀라운 불굴성과 생기를 지니고 있었다. 예레미야와 에제키엘이 민족의 재난에 대한 합당한 신학적인 해명을 제시하고 미래를 위한 희망의 불을 살려 나가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유배자들에게 희망을 준 미래란 무엇보다 고국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배의 괴로운 세월이 서서히 흐르고 사제들이 고대전승을 수집하고, 편찬하는, 힘들고도 귀중한 작업을 추진하는 동안에 하느님은 당신 백성의 역사를 새로운 길로 이끄셨다.
이러한 시기에 느부갓네살이 죽자(BC 561년) 바빌론 제국의 몰락의 징후가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바빌론의 세력은 급속도로 약화되었다. 이때 느부갓네살의 후계자 「악질 마르둑(562∼560, Amel-marduk)」이 왕위를 계승하자 어느 정도 자유로운 처지로 개선되어 갔다. 그는 597년에 사로잡아온 유대 왕 여호야긴을 감옥에서 내놓고 친절히 대우하였던 것이다(2열왕 25, 27).
이런 사실은 유배민들이 어느 정도 자유로운 처지에서 각종 직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엿보게 한다. 상인 또는 고급 관리로서 직위나 경제적 안정을 찾은 무리가 늘어났던 것이다(다니 1장).
바빌론의 굴복
한편 이시기에 바빌론 동쪽에 위치한 페르샤 왕 고레스는 메대를 정복하고 세력을 확장하여 대제국으로 통일한 뒤에 BC 539년 바빌론 제국을 굴복시켰다.
그리고 고레스는 다른 정복자들과는 달리 자비롭고 인간적이었다. 그는 피정복국의 전통적 종교의식들을 존중했으며 거룩한 신상들을 빼앗겼던 백성들에게 되돌려 주고 그들의 성소를 재건해 주었고 외국의 포로들을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냈다(키루스 해방령 BC 538).
고레스는 하느님이 『기름 부어 세우신』(이사 45, 1)인물이요, 역사의 이 시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라고 뽑은 인물이다.
구원의 시작이자 목표
제2 이사야 예언자가 위로의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선포하게 된 계기는 6세기 중엽 세계 정치 무대에 「고레스(Cyrus)」가 등장한 시기였다. 제 2이사야는 이 시대의 표징을 통하여 구원의 역사인 자기 겨레의 역사를 해석하는 소명을 받았다. 제2이사야가 남은 자들에게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함으로 남은 자들이 현세적 안정을 뿌리치고 귀향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유배에서의 해방과 귀환은 천지창조와 출애굽에 비길 만한 대사건이다(43, 15~21). 즉 이 해방은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구원의 시작이라는 출발점이자 그 목표임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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